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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올해의 사건] 촛불 민주주의와 노동존중 사회, 장시간 노동은 해결 과제로 남아

 

올해는 '비정상의 정상화' 첫발을 뗐다. 1천700만 촛불은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 냈고 정권을 교체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줄기차게 외친 비정상의 정상화는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탄핵된 뒤 시작됐다. 노동계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정부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 홍길동처럼 진짜 사장을 사장이라 부르지 못한 억울한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매일노동뉴스>가 노사정 관계자와 노동전문가 100명을 상대로 조사한 2017년 10대 노동뉴스에서 67명이 올해 노동뉴스 공동 1위로 "파리바게뜨·만도헬라 등 노동부 불법파견 판정"과 "헌법재판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 촛불혁명으로 꽃피운 민주주의"를 꼽았다.

최저임금, 역대 최고 인상액

지난 9월21일 고용노동부는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가 하청노동자를 불법파견으로 사용했다고 판정했다.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에 따르면 제조업 직접생산공정 파견은 불법이다. 그러나 만도헬라는 하청노동자들로만 자동차 엔진용 부품을 생산했다. 불법파견 판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노동부는 아사히글라스와 파리바게뜨에도 불법파견 판정을 했다. 하청노동자와 제빵노동자를 직접고용하라고 명령했다. 파리바게뜨는 제빵노동자 5천378명을 직접고용하는 대신 합작회사를 통한 고용보장을 고집하고 있다.

노동존중 사회 실현을 내건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5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하고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상시·지속업무라면 원칙적으로 정규직 전환 대상이다. 하지만 현실은 상시·지속업무 해석을 두고 갈등만 깊을 뿐 정규직 전환은 더디기만 하다. "문재인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선언, 정규직 방안 놓고 논란"이 66표를 받아 공동 3위에 올랐다.

매년 여름이면 이듬해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노사 줄다리기가 시작된다. 노동계는 인간다운 삶을 위해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이라는 창을 들었고 재계는 '중소기업 비용부담'을 방패 삼아 버텼다. 2018년 최저임금이 시급 7천530원으로 결정되며 노동계는 최저임금 1만원 문턱에 성큼 다가가는 성과를 거뒀다. 인상금액은 역대 최고, 인상률은 2001년 이후 가장 높았다. "최저임금 2001년 이후 최대 폭 인상, 정부 3조원 규모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이 공동 3위다.

일자리 대통령, 노동시간단축은 내년으로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1호 업무지시로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지시했다.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했다. 경제위기와 최악의 청년실업 상황에서 "노동존중 사회 표방 문재인 대통령 당선, 첫 지시로 일자리위원회 설치"가 5위에 꼽혔다. 박근혜 정부가 저성과자 해고를 허용하고 취업규칙 변경 요건을 완화하기 위해 내놓은 양대 지침과 노조 동의 없이 도입된 성과연봉제도 폐지됐다. 노사정 관계자와 노동전문가 100명 중 49명이 "정부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폐기, 양대 지침 없던 일로"에 표를 던졌다. 6위다.

현 정권에서는 노동계 출신 인사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노동계 출신인 김영주 노동부 장관과 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에 이어 김동만 전 한국노총 위원장·이석행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각각 한국산업인력공단과 한국폴리텍대학 수장에 올랐다. "김영주 장관·문성현 노사정위원장 취임, 노동계 출신 새 정부서 약진"이 9위에 올랐다.

산업안전·노동인권 현주소 드러낸 현장실습생 죽음

노동계 투쟁 중 국민 관심을 불러 모은 사건은 단연 MBC와 KBS의 '공영방송 정상화' 파업이다. 5년 만의 공동파업이었다. “공영방송을 적폐세력 손에서 국민 손으로 되돌려 놓겠다”던 공영방송 노동자들의 투쟁은 국민적 지지를 받았다. 김장겸 전 MBC 사장은 해임됐다. 해고자인 최승호 전 PD가 MBC 사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KBS·MBC 파업으로 공영방송 정상화 시동"이 48표를 받아 7위를 기록했다.

하반기로 갈수록 노사정 갈등은 깊어졌다. 반복된 집배노동자 과로사와 버스노동자 졸음운전 사고로 장시간 노동이 노동적폐로 지적됐다. 그럼에도 좀처럼 해결점을 찾지 못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한 듯 "근로시간단축 근로기준법 환노위 간사 잠정합의안 논란 끝 국회통과 실패"가 8위를 차지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야 간사는 주 52시간제 단계적 시행과 휴일근무 때 수당 중복할증 금지에 합의했다. 노사정 간 갈등은 증폭됐다. 합의점을 찾지 못한 노동시간단축 법안 심사는 사실상 내년 2월 임시국회로 넘어갔다.

현장실습생의 잇단 죽음은 우리 사회 산업안전과 노동인권의 현주소를 드러냈다. 정부는 “현장실습생 안전을 확보하고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학생을 노동력 제공 수단으로 활용하는 조기취업 형태의 현장실습을 전면 폐지한다”고 밝혔지만, 과연 그 학생들이 졸업 후 대면하게 될 산업현장은 안전할까. "현장실습생 잇단 죽음, 정부 결국 내년부터 특성화고 현장실습제도 폐지"가 10위였다. 32명이 뽑았다.

이은영  ley1419@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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