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여성노동운동상에 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지부장 김승하)가 선정됐다. 여성노동운동상 선정은 올해로 4회째다.

한국여성노동자회와 김경숙열사기념사업회는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 50주년홀에서 올해의 여성노동운동상 김경숙상 시상식과 여성노동자 연대의 밤 행사를 열고 "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에 김경숙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김경숙 열사는 YH무역노조 상무집행위원이던 1979년 회사 위장폐업에 반발하며 신민당사에서 농성하다 그해 8월11일 경찰 진압 과정에서 사망했다. 스물한 살 여성노동자의 죽음은 박정희 정권의 종말을 앞당기는 도화선이 됐다. 여성노동자회와 기념사업회는 고인을 기리기 위해 2014년 김경숙상을 제정했다. 1회 김경숙상은 여성노조 88CC분회, 2회는 직지농협 김미숙씨, 3회는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청주시노인전문병원분회가 받았다.

4회 수상자로 뽑힌 KTX열차승무지부는 2006년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직접고용 약속을 저버리고 홍익회(현 코레일유통)로 채용하고 다시 KTX관광레저(현 코레일관광개발)로 전적시키려 하자 이를 거부하며 파업을 했다. 파업으로 해고돼 11년째 복직투쟁을 하고 있다. 코레일 직원으로 인정해 달라는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1·2심 승소했지만 2010년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승소하면서 받은 급여는 패소 뒤 빚으로 돌아왔다. 이자를 포함해 노동자 한 명이 갚아야 할 금액이 1억원가량이다.

여성노동자회와 기념사업회는 "KTX열차승무지부 조합원들은 긴 인고의 시절을 건너면서도 정의와 희망의 불을 끝까지 밝히고 있다"며 "우리가 힘을 합치면 우리의 문제는 곧 해결된다고 했던 김경숙 열사의 말처럼 새해에는 기쁜 소식이 들려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승하 지부장은 "김경숙 열사 이후 수십 년이 지났는데도 여성노동자는 현장에서 차별받고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며 "수상을 계기로 문제가 조속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다시 가슴에 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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