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삼성엔지니어링과 태영건설에서 사망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은 대림산업·지에스건설·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등 635곳이나 됐다. 산재가 발생했는데도 은폐한 사업장은 현대건설 신한울원자력 1·2호기 공사현장이 91건으로 가장 많았다.

고용노동부는 2016년 한 해 동안 중대재해·사망재해·산재 미보고·중대산업사고 등 안전보건관리가 소홀했던 748곳을 20일 공표했다. 2015년 264곳에서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노동부는 지난해까지 산업재해율이 규모별 같은 업종의 평균재해율 이상인 사업장 중 상위 10% 이내 사업장을 공표했다. 올해부터는 공표기준을 중대재해 발생사업장으로 산업재해율이 규모별 같은 업종의 평균재해율 이상인 사업장으로 변경했다. 일반 산업재해율을 기준으로 공표하다 보니 되레 사업장들이 산재를 은폐하는 경향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단순재해보다는 중대재해에 초점을 맞춰 기준을 변경했다는 설명이다.

공표 사업장 10곳 중 8곳이 100인 미만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401곳(53.6%)으로 가장 많았다. 기계기구제조업은 32곳(4.3%), 화학제품제조업은 31곳(4.1%)이었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노동자 100인 미만 사업장이 601곳(80.3%)으로, 소규모 사업장이 안전보건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100~299인 사업장이 90곳(12.0%), 300~499인 사업장은 22곳(2.9%)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은 635곳이다. 중대재해 사업장은 사망자가 1명 이상이거나 3개월 이상 부상자가 동시에 2명 이상, 혹은 부상자나 직업성질병자가 동시에 10명 이상 발생한 사업장을 뜻한다.

건설업에서는 대림산업·지에스건설을 비롯한 372곳, 제조업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현대삼호중공업(하청 보광엔지니어링) 등 175곳, 지자체는 송파구청·태백시청 2곳, 공공기관은 서울메트로와 인천교통공사 2곳이다.

사망자가 2명 이상 발생한 사망재해 사업장은 삼성엔지니어링(원청 1명·하청 2명), 태영건설(하청 3명), 현대중공업(하청 2명)을 포함한 24곳으로 집계됐다.

최근 3년 내 2회 이상 산재 미보고 사업장은 현대건설 신한울원자력 1·2호기 공사현장(91건), 엘지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11건), 코오롱인더스트리 김천공장(10건) 등 80곳으로 조사됐다.

유해·위험설비 누출·화재로 노동자나 인근 지역에 피해를 준 중대산업사고가 발생한 곳은 9곳이다. 화학제품제조업체인 노바켐텍에서는 인화성액체 누출로 화재가 발생해 노동자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석유화학계 기초 화학물질 제조업체인 한국바스프는 배관 연결부 해체 중 배관 내 잔류가스가 누출되는 사고로 1명이 사망했다.

현대건설·부영주택·계룡건설산업·서희건설은 5년 연속 공표 대상에 포함됐다. 4년 연속 공표 대상이 된 곳은 대우건설·지에스건설·에스케이건설·두산건설·팜한농 울산공장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안전보건관리가 불량한 사업장은 감독과 엄정한 사법처리를 통해 강력히 제재하고, 유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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