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균 위원장 석방과 수배자 수배해제, 근로기준법 개악 중단을 요구하며 지난 18일부터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단식 중인 이영주 민주노총 사무총장 농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은 20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영주 사무총장 단식농성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요구사항 중 구속·수배자 문제는 더불어민주당이 입장을 밝히기 쉽지 않은 사안이다. 노동시간단축 관련 근기법 개정은 여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는 만큼 내부조율과 여야 협상을 거쳐야 한다.

이영주 사무총장은 이날 민주노총 보도자료에서 “요구 중 몇 가지는 집권여당이 뜻대로 할 수 없는 내용이란 점도 잘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농성에 나선 이유는 이 문제들이 이른바 촛불정권이라는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출범 7개월 경과하면서 보여 온 촛불정신 후퇴를 핵심적으로 드러내는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더 많은 성찰과 더 많은 토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더불어민주당 당사야말로 이런 성찰을 함께하고 고민할 수 있는 적절한 장소”라고 덧붙였다.

단식농성장 환경도 여의치 않다. 이 사무총장은 9층 당대표 회의실에서 효소·식수·침낭 없이 농성을 하고 있다. 남정수 대변인은 “난방설비가 없어 두꺼운 옷을 입은 채 수돗물을 마시면서 농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측이 민주노총 관계자 출입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농성장에 있는 이승철 민주노총 조직쟁의실장은 이날 오후 “더불어민주당측에서 출입은 허용하지 않지만 외부에서 공수한 침낭 등의 반입은 허용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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