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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완 마트산업노조 위원장] "마트사용자에게 노동법 준수 책임 묻겠다"
   
▲ 마트산업노조
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 3개 노조가 지난달 12일 마트산업노조(위원장 김기완) 출범을 선언했다. 노조 통합을 묻는 조합원 총투표 투표율은 85.9%, 찬성률은 96.8%다. 기업노조 해체를 주저하는 대개의 경우와 딴판이다.

김기완(41·사진) 위원장은 "마트산업의 구조적 문제에서 발생하는 저임금·중노동·감정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별기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조합원들이 현장활동을 통해 일찍 깨달았다"며 "마트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포괄하는 산별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위원장 인터뷰는 지난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노조사무실에서 이뤄졌다.

- 마트노동자들은 왜 산별노조로 뭉치자고 결정했나.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민주노조 역사는 5년 남짓에 불과하다. 아직은 자기 노조 기반을 닦기에도 힘들고 바쁘다. 그럼에도 산별노조를 결심하게 된 것은 대형마트에 있는 노조들의 기본 활동방식이 거의 유사하기 때문이다. 각 사업장에서 자기 회사 노동환경을 바꾸는 투쟁으로 성과를 낼 수도 있지만 마트산업 전체와 싸우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는 걸 일찍 깨달았다. 우리는 노조의 교섭력·투쟁력이 있고 없고를 떠나 최저임금에 가까운 저임금과 엄청난 육체노동, 심각한 감정노동, 구조적 갑질, 마트산업이 성장기를 끝내고 하향기에 접어든 산업문제를 공통으로 대면하고 있다. 이 다섯 가지 문제는 개별노조로 대응할 수 없다. 어떻게든 산별노조로 가야만 대응도 가능하고 의미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봤다. 3개 노조가 2년 준비 끝에 11월 마트산업노조를 출범시켰다."

- 5년 노조 역사의 절반 동안 산별전환을 준비했다는 말인가.

"회사 간판만 다를 뿐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과 해결해야 할 과제는 똑같다. 예를 들어 홈플러스노조는 교섭권과 쟁의권을 활용해 3년 내리 파업을 하면서 격렬히 투쟁했다. 그런데도 교섭 마지막에 가면 더 이상 전진할 길이 보이지 않는다. 회사는 업계 1위인 이마트도 이 정도밖에 못 주는데 우리도 어떻게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다. 개별노조가 아무리 힘이 커져도 마트시장 질서가 주는 구조를 혼자 싸워서는 못 넘는다. 기업단위 교섭으로 임금인상이 어느 정도 가능할지라도 최저임금 노동자의 삶을 바꾸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도 이해했다. 마트노동자들이 최저임금 투쟁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 최저임금 1만원으로 가는 길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

"총자본은 최저임금 무력화를 이미 시도하고 있다. 최저임금 1만원이라는 시대적 요구는 막지 못한다고 보고 인상효과를 무력화시키려 한다.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조정한다든지, 실근로시간을 줄여 질 낮은 일자리로 만드는 등의 조치가 이어질 것이다. 기존 최저임금 1만원 투쟁 방식으로는 임금을 지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 산입범위 논란은 아르바이트 노동자나 미조직 노동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 문제로 싸울 수밖에 없지만 국민 지지를 받기 어렵다. 이전과는 다른 사회적 분위기 속에 투쟁을 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새로운 각오로 최저임금 투쟁을 준비해야 한다."

- 산별노조 첫 사업으로 10개 광역시·도 지역본부를 설치했는데.

"마트산업 노동자를 포괄하기 위해서다. 지역본부는 3개 기업지부를 융합하는 매개체가 된다. 특히 간접고용 노동자들도 조직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산별노조로 전환한 주된 목표이기도 하다. 노조가 추산하건대 우리나라 전체 마트산업 노동자는 직접고용 13만명, 간접고용 35만명이다.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노조가입을 독려하고, 이들을 지역본부에 가입시켜 노조활동을 한다. 기업별노조였으면 불가능한 사업이다. 이미 의미 있는 움직임들이 준비되고 있다."

- 산별노조 전환 후 성과나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

"11월12일 마트산업노조 출범식에 노조간부 400명이 모여 투쟁 결의를 다졌다. 전국 대형마트가 500여곳인데 조합원이 있는 곳이 100여곳이다. 모든 마트 앞에 노조 출범을 알리는 현수막을 게시하고 홍보물을 나눴다. 기업별노조 질서에서 노조하기 어려운 처지와 계약조건에 있던 노동자들의 자발적 가입이 이어지고 있다.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가입한 지회도 출범할 것이다. 마트산업노조가 힘을 키우고 실력을 쌓으면 전체 마트 노동환경을 바꿔 갈 수 있다. 이 가능성을 미래 동지들인 미조직 마트노동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보여 주겠다."

- 사측인 마트 회사들에 한마디 한다면.

"조만간 현존하는 노동관계법령을 준수하라고 사측에 요구할 생각이다. 근로기준법·산업안전보건법·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을 준수하도록 하는 것이 노조의 첫 번째 할 일이다. 회사들도 책임감을 가지고 위법한 점이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 사용자들은 괜찮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속발전이 가능한 마트산업을 만들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 저임금·감정노동·고된 노동·갑질 문제를 해소하는 책임감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 노동자와 함께 살길을 찾아가자."

제정남  jj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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