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노동자들이 지난달 2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한 윤종규 회장에게 퇴진을 요구했다.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위원장장 박홍배)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1차 윤종규 회장 퇴진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셀프연임으로 자리를 차지한 윤 회장은 올해 안에 스스로 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윤 회장은 노조 임원선거 개입과 신입직원 임금삭감, 노조 여론조사 개입 의혹을 받았지만 임시주총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지부는 "윤 회장을 인정하지 않고 퇴진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박홍배 위원장은 "KB금융지주 회장이 (본인과) 가까운 사람으로 이사회를 구성해 경쟁자를 배제하고 셀프연임을 하는 상식적으로 이해 못할 사건이 벌어졌다"며 "국민의 지탄을 받으면서 회사 신뢰를 깎고 있는 윤 회장은 KB금융 재도약을 위해 올해 안에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결의대회는 KB금융그룹 노조협의회 공동임단투 출정식을 겸해 열렸다. 연대발언에 나선 이경 사무금융노조 KB국민카드지부 지부장은 "측근 사외이사를 동원해 셀프연임을 하고 주주총회에 박수꾼을 동원해 연임에 성공했지만 KB 노동자들은 윤 회장과 3년을 더 같이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며 "KB노조협의회는 임단투를 통해 그룹 차원의 노조탄압 정책을 무너뜨리고 윤 회장을 자리에서 끌어내리겠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지부는 이날로 55일째 이어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사 앞 철야농성을 계속할 방침이다. 사무금융노조 KB국민카드지부는 올해 신입사원 임금을 10% 삭감한 회사 방침 철회를 요구하고 윤 회장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5일 개최한다.

한편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최근 "(금융지주) CEO가 본인 연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 아니냐가 논란(이 되고 있다)"이라며 "원칙적으로 민간 금융회사 경영은 자율로 이뤄져야 하고 그렇게 해 왔지만, 지금 말한 문제가 없도록 하는 것도 금융당국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윤종규 회장의 셀프연임 의혹을 작심하고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