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검찰조사를 받고 있는 정찬우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금융연구원에 복귀할 것으로 전해져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3일 금융노조에 따르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퇴직공직자 취업심사에서 정 전 이사장의 금융연구원 초빙연구원 취업을 승인했다. 정 전 이사장은 9월 국정농단 사태에서 최순실과 연관된 인물로 알려져 한국거래소를 불명예 퇴진했다. 사퇴 2개월여 만에 금융연구원으로 돌아가겠다고 취업신청을 한 것이다.

그는 최순실 금고지기로 알려진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독일 프랑크푸르트 법인장을 글로벌 영업2본부장으로 승진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근혜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그는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서 이상화씨를 유럽총괄 법인장으로 하라는 지시를 받고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 이를 전달했다"고 시인했다. 검찰은 직권남용 ·업무방해 ·강요 혐의로 그를 조사 중이다.

금융노동계는 정 전 이사장을 "금융연구소를 퇴직 금융관료들의 저류지로 전락시킨 인물"이라는 입장이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그를 "금융계 우병우"라고 비판했다. 노조 관계자는 "친박인사인 정 전 이사장은 박근혜 정권 출범과 동시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에 낙하산으로 임명됐고 총선 출마를 위해 금융위를 그만두고 다시 금융연구원에 둥지를 트는 등 연구원 철새 재직만 세 번이나 한 인물"이라며 "박근혜 정권 말기에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낙하산으로 임명됐던 그가 다시 금융계에 돌아오려고 하는데,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철면피 짓"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성명을 내고 "정 전 이사장은 금융연구원 복귀 시도를 중단하고 법의 심판을 기다려야 한다"며 "연구원이 금융산업을 난장판으로 만든 금융관료를 또다시 받아들인다면 기관 해체투쟁을 시작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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