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중단과 청소년 노동인권 실현 대책회의 관계자들이 3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폐지와 청소년 노동인권 보장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언제까지 사람이 죽어야 관심을 가져 주시겠습니까. 언제까지 이런 일이 반복돼야 합니까.”

올해 특성화고를 졸업한 복성현씨가 울먹이다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복씨는 “공장에 취업했던 친구의 기숙사 방안에서는 샴푸가 얼어 있었다”며 “손을 날카로운 철판에 긁혔는데도 그 정도는 다 겪는 일이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중단과 청소년 노동인권 실현 대책회의가 3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회의는 최근 잇따르는 특성화고 산업체 현장실습 사고 문제를 지적하며 “학생 죽음이 반복되는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을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제주도 특성화고 졸업반이던 고 이민호군은 지난 9일 제주의 한 음료 제조공장에서 산업체 현장실습을 하다 제품 적재기 프레스에 짓눌려 크게 다쳤다. 치료를 받다가 열흘 만인 지난 19일 숨졌다. 올해 1월에도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 현장실습을 나간 특성화고 학생이 실적 압박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는 사고가 있었다.

대책회의는 정부가 산업체 현장실습 문제 해결에 땜방 처방으로 일관해 왔다고 지적했다. 대책회의는 “올해도 교육부는 ‘특성화고 현장실습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최근 제주에서는 여론에 떠밀려 관련법 개정을 서두르고 있다”며 “하지만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의 본질적 문제는 외면한 채 또 다른 눈가림을 시도하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장실습이 유지되는 한 실습생은 학생으로도, 노동자로도 존중받지 못하고 다치거나 죽어 갈 수밖에 없다”며 “국회는 현장실습 폐지를 위한 입법 활동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대책회의는 △실습생 사망사건에 관한 철저한 진상파악과 책임규명 △업체의 재해 경위 왜곡에 따른 고인 명예훼손 관련 교육부와 고용노동부·제주도교육청 차원의 책임 추궁 △제주도 내 진행되는 모든 현장실습에 대한 전수조사 △현장실습 현황 파악과 개선을 위한 담당인력 보강을 요구했다. 대책회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의견서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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