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호 2번 엄길용 위원장 후보

19만 조합원이 가입한 산별노조인 공공운수노조 2기 임원선거가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진행된다. 민주노총 임원선거와 함께 조합원 직선으로 치러진다. 기호 1번 최준식 후보와 기호 2번 엄길용 후보가 맞대결한다. <매일노동뉴스>가 두 후보를 만나 출마 이유와 공약을 들었다. 최준식 후보 인터뷰는 지난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엄길용 후보 인터뷰는 같은날 오후 서울 용산역 부근에서 각각 진행했다.<편집자>

기호 2번 엄길용(51·사진) 위원장 후보는 철도노조 위원장 출신이다. 철도 민영화를 저지하기 위한 파업 과정에서 세 차례 해고된 경험이 있다. 발전노조 소속 김동성 사무처장 후보와 동반 출마했다. 엄 후보는 현장성과 투쟁을 강조했다.

- 2기 직선임원선거에 출마한 이유는 무엇인가.

“공공부문 현장활동가 모임에서 활동하며 노조 집행부의 정책 활동에 대한 비판과 대안을 제시해 왔다. 직접 집행부로서 노조 활동을 이끄는 편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노조가 그동안 많은 조직과 투쟁을 해 왔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본다. 예를 들어 노조가 좋은 일자리 확대와 비정규직 문제 해소를 위한 정규직 양보 정책을 낸 적이 있다. 노조에서 취할 정책을 아니라고 본다. 가진 자들에 대한 증세와 정부 예산 확대를 요구해야 한다. 말로만 해서는 안 되니 투쟁을 배치해야 한다. 노조는 투쟁을 통해 정부에 교섭을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

- 주요 공약은 무엇인가.

“조직운영 개편과 비정규직 조직 사업이 중요하다. 중앙을 축소하고 지역과 현장을 강화하는 안을 구상하고 있다. 노조에 많은 직종이 있지만 직종이 강조돼 중앙 사업본부가 비대해지면 노조가 기능을 잃고 직종 이기주의로 흐르게 된다. 각 직종별로 찢어지면 산별노조가 아닌 연맹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 노조 중앙이 비대할 필요는 없다. 나머지는 현장 강화에 힘써야 한다. 2020년 30만 조합원 시대를 공약했다. 지역에서, 현장에서 실제 비정규직 미조직비정규 단위 사업을 활발히 할 때만 실현 가능한 공약이다. 비정규직 문제는 제일 중요하다. 미조직비정규조직화 본부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중앙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게 하고 적재적소에 인력과 자원을 배치하도록 할 것이다. 효율적으로 사업을 할 때 성과도 배가될 수 있다. 현장 강화와 지역본부·지역지부 강화에 예산과 인력을 투여한다는 구상이다.”

-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에 노조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나.

“우리는 기본적으로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 비정규직의 온전한 정규직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지름길은 없다. 지도부가 명확한 입장을 갖고 조합원들을 설득하고 교육해야 한다. 그동안 엄청난 경쟁사회를 만들어 왔고 기성세대가 그 틀을 깨지 못한 것이다.

2007년 철도노조 위원장 시절 3천명의 철도공사 비정규직을 노조 조합원으로 조직했다. 그 전부터 노조간부들이 교육과 선전을 통해 조합원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다. 일부 반발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하고 부화뇌동하면 차별 사회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 뚝심 있는 지도부가 장기적으로 설득해 나간다면 반드시 바뀔 것이다. 정부 가이드라인대로라면 자회사 소속 노동자는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 대상이 아니다. 우리는 과거 구조조정으로 외주화된 자회사까지 온전한 정규직 일자리로 되돌리는 투쟁을 해야 한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조직할 것이다.”

- 2번 후보조의 강점은 무엇인가.

“우리는 야당이다. 그동안 노조가 집행했던 사업과 조직운영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고 이를 개선할 대안도 갖고 있다. 여당은 여기에 대한 고민이 적을 수밖에 없다. 함께 출마한 김동성 후보는 공공운수연맹(현 공공운수노조) 수석부위원장을 지낸 정책통이다. 공공부문에서 구조조정을 막아 내고 민영화 저지 투쟁과 공공성 확대 경험이 많은 후보다. 정책과 조직에서 누구보다 잘할 자신이 있다. 다만 인지도가 다소 떨어지는 핸디캡이 있다. 그래서 선거운동 기간에 최대한 많이 현장을 가고 조합원들 많이 만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뛰고 있다.”

-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호 2번 엄길용·김동성이 걸어온 길을 봐 줬으면 좋겠다. 우리는 늘 현장에서 조직하고 투쟁했다. 비정규직 투쟁에도 늘 함께했다. 누구보다 현장 정서를 잘 안다고 자부한다. 두 후보조가 내놓은 공약을 세세하게 뜯어보지 않으면 비교가 어려울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집행할 의지가 있는지, 믿을 수 있는지다. 후보들이 과연 어떻게 살아왔는지, 투쟁에 복무해 왔는지 보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