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득 공공운수노조 서울대병원분회 조합원

민주노총 2기 임원직선제가 27일 현재 3일 앞으로 다가왔다. 4개 후보조가 막바지 수도권 합동유세를 거쳐 공식적인 선거운동을 마무리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다음달 14일부터 일주일간 결선투표를 치른다. <매일노동뉴스>가 위원장 후보 연쇄인터뷰와 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 후보 지지글에 이어 각 위원장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기호 순으로 싣는다.<편집자>


민주노총을 이끌겠다는 사람들은 모두 200만, 300만 노총 시대를 열겠다고 말한다. 노조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이야기다. 이번 선거에서도 모든 후보들이 민주노총의 성장을 이야기하고 있다.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별 감흥을 느끼지도 않고, 실제 그 약속을 믿지도 않는 것 같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지난 3년 사이 민주노총은 67만명에서 80만명으로 성장했다. 어떻게 이렇게 늘었는지 살펴보니 공공운수노조의 성장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공공운수노조는 3년간 3만6천명 이상 조합원이 늘었다.

이번 민주노총 임원선거에 출마한 기호 4번 조상수 후보는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이다. 그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그는 조합원과 약속한 것들을 실제로 해냈고, 노조를 비약적으로 성장시키는 것을 진두지휘했다. 비정규직 조직화와 공공기관 총파업, 산별 전략 수립, 공공연대기금 출연, 노정 협의, 교육센터 설립 등 그가 임기 동안 보여준 추진력과 성과는 공공운수노조를 단순히 제일 큰 산별노조가 아니라 체계와 실력을 갖춘, 그리고 대중으로부터 지지받는 노조로 만들었다.

솔직히 그가 공공운수노조와 계속 함께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그러나 지금의 민주노총에 가장 필요한 지도자가 조상수라고 확신하기에 그의 출마를 지지했다. 문재인 정부 시기 노동운동은 스스로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투쟁은 투쟁대로 하면서도,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정부와 교섭해야 한다. 산별교섭 제도화나 노동법 개정, 전략조직화 사업 등 묵은 과제도 많다. 나는 조상수 후보가 민주노조운동의 자주성과 실력을 견지하면서도 이를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후보라고 생각한다.

약속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약속을 ‘지킬 사람’, 즉 풍부하고 큰 경험과 실력을 갖춘 사람이다. 유명세가 있거나 목소리가 큰 것보다 중요한 건 실제 그것을 할 수 있느냐다.

조상수 후보를 아주 가까이에서 봤다. 그는 지난해 박근혜 정부의 성과연봉제 도입에 맞선 공공기관 총파업의 판을 짜고, 노조들 간 공동투쟁을 조직하고 조율했으며, 선두에서 이끌었다. 당시 서울대병원분회장을 하며 겪은 그의 전략과 실력을 보며, 우리 노동운동에 이런 리더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내가 그를 믿는 진짜 이유는 그가 삶의 여러 영역에서 일관된 사람이기 때문이다. 제조업과 철도 현장에서의 민주노조운동까지 한 해도 쉬지 않고 매진해 왔다. 농담 하나 허투루 못하고 누구처럼 화려한 언변도 없는 딱딱한 사람이지만 인간에 대한 사랑, 노동자계급에 대한 열정을 마음에 품은 사람이다. 나는 그의 이런 치밀함과 열정, 후보들 중 유일하게 산별노조 수장을 경험했고, 사상 최대 공공부문 총파업을 이끈 풍부한 경험이 민주노총이라는 거대한 조직의 미래를 개척할 힘이 되리라 확신한다.

선거운동 기간이 며칠 남지 않았다. 아직 충분히 후보들의 이야기를 듣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주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한다. 자신의 소속 노조나 정파가 아니라, 민주노총과 조합원을 진심으로 생각해야 한다. 조상수 후보가 위원장인 민주노총, 모든 노동자의 희망이 될 민주노총을 상상하니 벌써 설렌다. 80만 조합원의 현명한 선택을 간절히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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