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제약회사인 한국BMS제약이 경영상의 이유로 특정 영업부서만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동자들은 “희망퇴직이 아니라 '찍퇴'(찍어 퇴직)과 '강퇴'(강제퇴직)로 점철된 부당해고”라고 비판했다.

27일 민주제약노조에 따르면 한국BMS제약은 28일까지 바이롤러지(Virology) 영업직 정규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회사는 이달 17일 공고한 안내문에서 “경영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회사의 사업방향에 맞도록 미래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며 “조직개편 및 인력조정을 비롯한 위기극복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희망퇴직 대상이 된 바이롤러지 영업직 노동자들은 B형·C형 간염치료제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를 판매한다.

노조는 “회사가 '내년 바이롤러지 영업직이 담당하는 C형 간염 치료제와 HIV 치료제를 판매 중단할 계획'이라며 해당 부서에 대한 희망퇴직 입장을 밝혔다”며 “그러나 30명 되는 부서에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것은 결국 원치 않는 사람이 강압에 의해 희망퇴직으로 내몰리는 상황을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회사의 일방적인 희망퇴직 실시를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희망퇴직을 원하는 직원들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특정부서가 아닌 영업직 전체로 대상을 확대하는 한편 희망퇴직 인원을 최소화할 것을 요구했다.

박찬권 노조 한국BMS제약지부장은 “영업직의 경우 특정 자격증이 필요한 직군도 아니고 부서 간 이동이나 담당 품목 변경이 가능함에도 특정 부서를 찍어 희망퇴직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찍퇴나 강퇴가 발생하지 않도록 희망퇴직 인원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롤러지 영업직원만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이 찍퇴가 아니냐는 지부 주장과 관련해 <매일노동뉴스>는 여러 차례 한국BMS에 연락을 취했지만 “담당자가 모두 자리를 비웠다”는 답변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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