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4일 정오 시흥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해체작업 중이던 갱폼이 30층 높이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시민안전감시센터>
경기도 시흥의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일체형 거푸집(갱폼)이 낙하해 외국인 노동자가 사망했다.

26일 고용노동부 안산지청에 따르면 지난 24일 정오 시흥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해체작업 중이던 갱폼이 30층 높이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갱폼 안쪽 발판에서 작업 중이던 카자흐스탄 출신 외국인 노동자 1명이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갱폼은 철근콘크리트에 붙이는 벽체다.

안산지청 관계자는 “사고 전날 작업자들이 (갱폼을 지지하는) 볼트를 풀었다가 바람이 불어 작업을 못하게 되자 볼트를 일부만 조여 놓은 것 같다”며 “사고 당일 작업자들이 전날 작업 내용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한 채 (볼트가) 조금 풀린 상태에서 작업을 하다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세한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갱폼 해체작업 과정에서 발생한 낙하사고는 알려진 것만 4건이다. 2010년 부산 해운대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갱폼 낙하사고로 노동자 3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박종국 시민안전감시센터 대표는 “대부분의 건설현장에서 갱폼 해체작업만 하는 팀에게 물량도급을 주고 있다”며 “갱폼을 해체할 때에는 타워크레인 같은 인양장비로 갱폼을 고정시킨 뒤 갱폼을 지지하는 볼트를 해체해야 하는데 공기단축을 위해 속도전을 하면서 볼트 한두 개만 남겨 두고 모두 풀어 놓고 작업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빠른 작업을 위해 볼트를 미리 풀어 놓다 보니 강풍으로 (갱폼이 흔들려) 볼트가 부러지는 경우도 있었다”며 “이번 사고 피해자인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이러한 작업절차나 환경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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