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상수 기아자동차 노동자

민주노총 2기 임원직선제가 11월30일부터 12월6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선거는 4개 후보조가 각축하고 있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월14일부터 일주일간 결선투표가 치러진다. 4개 후보진영에서 위원장과 동반출마한 수석부위원장과 사무총장 후보 지지글을 보내왔다. <매일노동뉴스>가 4회에 걸쳐 싣는다.<편집자>



민주노총의 “투쟁과 혁신”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어깨에 짊어지고, 2기 직선에 출마한 이호동·고종환·권수정 후보의 선전과 당선을 기원한다.

나는 기아차 노동자로 고종환 동지와 오랜 시간을 함께해 왔다. 고종환 동지는 기아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현대차에 매각되던 혹독한 외환위기 시기 기아차노조 14대 위원장으로 투쟁을 지도했다. 전임 이재승 집행부의 “회사 살리기”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당당하게 위기를 희망으로”라고 외치며, 조합원들을 다시금 투쟁으로 이끌었던 그의 모습이 생생하다. 부도유예와 법정관리, 제3자 매각. 그 험난했던 시기, 그는 위원장으로 “노동자 살리기” 파업 투쟁을 이끌었다.

지금 제조업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아니, 제조업뿐만이 아니다. 세계적 경제위기가 해소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 더해 4차 산업혁명으로 전 산업 부문에 구조조정과 일자리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 조선업 구조조정은 벌써부터 진행되고 있고, 이는 자동차산업에도 바로 앞에 닥쳐와 있는 상황이다.

“고기도 먹어 본 놈이 먹는다.” 경험은 절대로 무시할 수 없다. 지금의 위기, 곧 닥쳐올 위기 상황에서 고종환 동지 같은 사람이 지도부에 필요하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투쟁을 이끌 수 있는 지도력은 고종환에게는 이미 검증돼 있다.

또한 고종환 동지는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을 연임했다. 그가 서울본부장으로 있을 때, 외환위기로 생겨났던 비정규 노동자들의 문제가 곳곳에서 터지기 시작했다. 한국통신계약직, 이랜드 파업 등등 일일이 다 기억할 수도 없는 투쟁들이 벌어졌고, 그는 대공장 출신이지만 누구보다도 비정규 노동자들 투쟁에 앞장섰다. 보통 일주일 정도씩 진행됐던 “비정규직 차별철폐 대행진”에 기아차 소하리공장 노동자들이 월차까지 써 가며, 대거 참여했던 기억도 있다. 이때 진보언론에도 “정규직-비정규직의 굳건한 연대의 모습을 보였다”는 찬사를 들었던 기억도 난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기아차지부는 지금 비정규직을 팽개친 정규직노조로 지탄을 받고 있다. 직전 금속노조 선거에 출마했을 때 정규직-비정규직 갈등 문제에 대해 금속노조 내 “차별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오랜 시간 비정규직 투쟁을 함께했던 고종환 동지는 비정규직지회 분리를 위한 규약개정 총회의 부결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 투쟁했다. 전국을 다니며, 부결 투쟁을 조직했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결국 규약은 개정됐다.

규약개정을 주도했던 김성락 금속노조 기아차지부장은 고종환 동지와 같은 ‘금속노동자의 힘’ 소속이다. 하지만 금속노동자의 힘은 “노동자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조직이 반토막 나는 것까지를 기꺼이 감수하면서 지난 30년 동안 함께 현장조직운동을 했던 김성락 지부장을 제명시켰다.

그리고 이 글을 쓰며 한상균 위원장이 갇혀 있는 화성교도소와 기아차 화성공장 정문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하는 그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봤다. “무너진 곳에서 다시 세운다.” 그렇다. 기아차 정규직 노동자들은, 누구보다 앞장서서 비정규 노동자들과 함께 싸웠다. 비정규 노동자들이 구사대에 밀리고 있을 때 그들과 함께 구사대를 밀어냈던 이들이 정규직 노동자들이었다.

우리는 이러한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정규직-비정규직의 단결로, 80만의 결집으로 “또 한 번의 승리를” 이끌어 내야 한다. 그 힘으로 지역본부를 강화하고, 산별을 다시 세우고, 민주노총을 혁신해야 한다. 나는 감히 그 일의 적임자가 고종환 동지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공약을 보니, 해고자ㆍ투쟁사업장을 수석부위원장이 직접 총괄한다고 한다. 고종환 동지가 당선돼 다시 한 번 투쟁의 불꽃을 내뿜는 모습이 눈앞에 선하다. 노동자 단결투쟁을 이끌어 낼 적임자! 전국의 투쟁사업장을 총괄할 적임자! 고종환 동지를 자신 있게 여러 조합원 동지들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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