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에 가입한 인천국제공항 비정규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논의하기 위해 꾸려진 노·사·전문가 협의회를 탈퇴했다.

박후동 공공산업희망노조 위원장은 16일 <매일노동뉴스>와의 통화에서 “들러리에 불과한 협의회 참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노사전협의회는 지난 8월31일 출범했다. 정규직 전환 대상자 선정과 전환 방식·시기, 임금 체계, 채용 방식 등을 논의하기 위한 기구다. 인천공항에는 1만여명의 비정규직이 일한다.

박후동 위원장은 “공사측이 처음엔 200여명의 생명·안전 업무 담당자만 정규직 전환(공사 직고용)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어제는 854명이라고 말하는 등 숫자가 들쭉날쭉하다”며 “공사측이 최종안 제시를 미루면서 많은 비정규 노동자들이 희망고문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 가운데 현장에선 3천여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와 공사가 직접고용 규모와 시기를 정해 놓은 이면합의를 해 놓고 절차적 정당성만을 확보하기 위해 협의회를 운영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역시 한국노총 소속인 인천공항환경노조도 협의회 불참 의사를 표했다. 박후동 위원장은 “공사는 하루빨리 현장에서 공공연하게 떠도는 ‘3천명 전환’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표하고, 노동자들을 들러리 세우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1천명을 직고용하고 있는 공사가 3천명을 추가로 고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자회사 방식을 포함해 1만명 전체가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상황인데, 노조가 전원 공사 직고용 요구에서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아 협의회가 논의를 이어 가는 것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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