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에서 역대 두 번째로 강한 진도 5.4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탈핵 목소리가 다시 힘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규모 5.8 지진이 포항 인근인 경주에서 발생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6일 오후 경북 경주에 위치한 월성원전을 방문해 “공포의 근원은 포항이 아니라 월성”이라며 “조기 탈원전을 실현해 공포를 걷어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미 대표는 이에 앞서 지진피해 현장인 포항을 방문해 이재민 등 지역주민을 위로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포항과 경주 근처에는 원전시설이 밀집해 있다. 이번 지진 진앙지인 포항에서 4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월성원전 1~4호기와 신월성 1~2호기가 가동 중이다. 지난해 경주 지진 당시 진앙지는 월성원전에서 52킬로미터에 떨어진 곳이었다.

이 대표는 “경주·포항·부산·울산 등 세계 최고 원전밀집단지 인근에 인구 510만명이 살고 있다”며 “원전의 상당수는 활성단층 위에 지어져 있어 만에 하나 진앙지가 원전 바로 밑이라면 그 피해는 인류 최악의 참사였던 후쿠시마나 체르노빌을 능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명을 다해 연장가동 중인 월성1호기를 즉각 폐쇄하고 지진 발생지역 근처의 월성 1~4호기, 신월성 1~2호기 등 원전 6기를 조기에 폐쇄해야 한다”면서 “국회는 동해상 지진 발생지역 인근 원전의 조기폐쇄를 논의하기 위한 특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탈핵단체들도 이날 잇따라 집회를 열고 원전건설 중단을 요구했다.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주 지진에 이어 또 동남부 양산단층대에서 지진이 일어났다”며 “위험에 취약한 원전은 조기폐쇄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탈핵부산시민연대도 이날 오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항 지진으로 우리나라가 더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정부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즉각 중단하고 조기 탈핵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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