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금융노조 SGI서울보증보험지부(지부장 김현보)가 신임 사장으로 거론되는 내부 인사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예금보험공사가 최대주주인 SGI서울보증(옛 서울보증보험)은 역대 사장 인선에 정부가 개입하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던 곳이다. 노동자들이 정반대 요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지부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사장 공모에 참여한 인물 중 적격인사가 없음을 선언하고 재공모를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SGI서울보증은 15일 이사회를 열고 임원추천위에 지원한 9명 인사 중 신임 사장을 선임한다. 전·현직 임원과 퇴직 관료가 지원했다. 김상택 전무의 내부승진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지부는 "김 전무를 비롯한 공모 지원자 전원이 부적격 인사"라며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김현보 지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전무는 박근혜 정권이 탄핵소추를 당한 지난해 12월에도 성과연봉제를 추진하기 위해 단체협약을 해지하는 등 노사관계를 파탄 냈다"며 "올해 전 조합원 대상 임원평가 조사에서 낙제점을 받은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지부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 외부 인사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지부 관계자는 "내부 출신 사장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출신을 떠나 직원을 위하고 노조를 존중하며 회사의 당면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 있고 훌륭한 인물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부는 15일 이사회에서 9명 후보 중에서 사장 선임이 이뤄질 경우 주주총회 저지를 비롯한 사장 불인정 투쟁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SGI서울보증은 1998년 대한보증보험과 한국보증보험이 합병한 회사다. 외환위기 당시 공적자금 11조9천억원이 투입됐다. 예금보험공사가 지분 93.85%를 소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선임된 사장 6명 중 4명이 관료 출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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