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대구 북구 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 지하주차장에서 공공연구노조 패션산업연구원지부 조합원 손아무개(57)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차량 내부에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있고 유서가 발견됐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죽음 원인에 언론사 갑질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노조는 2일 성명을 내고 “자살한 조합원이 남긴 문자와 문서는 자신의 죽음이 무책임한 언론보도와 외압에 의한 사회적 타살임을 주장하고 있다”며 “조합원을 사망에 이르게 한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고인은 16년간 패션센터 대관업무를 담당했다. 고인이 남긴 유서에 따르면 올해 4월 K일보 간부가 손씨에게 연락해 대관 신청을 문의했다. 몇 달 뒤 손씨는 그가 담당하는 센터에서 K일보 간부가 소개했던 A업체가 박람회를 한다는 광고를 봤다. 그런데 해당 날짜가 이미 다른 곳에서 대관 예약을 한 기간이었다.

손씨는 A업체에 연락을 해서 대관 예약이 안 돼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K일보 간부가 손씨에게 전화로 폭언을 했고, K일보 김아무개 기자가 패션센터 대관업무를 비난하는 내용의 기사를 작성해 인터넷에 게재했다.

김 기자는 지난달 16일 ‘한국패션센터가 개인 건물? 갑질 도 넘었다’는 기사와 같은달 30일 ‘한국패션산업연구원, 패션센터 그대로 방치하나?’ 기사를 작성했다. 기사에는 손씨가 대관업무를 도맡아 운영하며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횡포를 부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고인은 사망 직전 기자에게 “당신은 펜을 든 살인자요. 그동안 얼마나 당신 글로 인해서 많은 상처를 받았는지 생각해 보았는지요. 당신이 쓴 글에 대해서 책임을 질 것을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노조는 조합원 사망 진상규명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측에 사망 관련 산업재해 인정, 책임자 처벌과 재발 방지를 요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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