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을 찾아 ‘1호 민원’으로 지정하고 해결을 지시한 아사히글라스 노동자 해고 사건이 풀리기는커녕 장기 표류할 조짐을 보인다.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지회장 차헌호)는 1일 오전 대구 범어동 대구지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아사히글라스와 노동부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9월22일 아사히글라스에 “하청노동자 178명을 직접고용하라”는 시정지시를 내렸다. 아사히글라스를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사용자로 판단했다.

지난달 18일 노동부 중재로 아사히글라스와 지회 간 만남이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아사히글라스는 노동부의 시정지시를 이행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아사히글라스는 “아직 이의제기도 할 수 있고, 이의제기를 하면 시정지시 효력이 정지된다”며 “회사는 법적 결론을 따를 것”이라고 못 박았다. 직접고용 이행 대신 이의신청이나 행정소송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지회는 “불법파견을 자행한 기업들이 노동부 시정명령을 우습게 여기고, 노동부는 자신들은 할 일을 다했다는 입장”이라며 “결국 피해를 보는 이들은 노동자”라고 지적했다.

지회는 노동부에 적극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차헌호 지회장은 “노동부는 의지를 가지고 기업의 불법행위를 멈추도록 해야 한다”며 “노동부가 사건 발생 후 2년3개월이 지나서야 시정지시를 내리더니 아사히글라스가 거부하자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태도로 불법을 지속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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