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과 가계소득 증대, 혁신성장, 국민안전과 안보를 위해 내년 예산안을 정기국회에서 처리해 줄 것을 국회에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1일 오전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부가 편성한 내년 예산안을 직접 설명 드리고 국회의 협조를 부탁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적이고 공정한 나라는 새 정부 책무”

문 대통령은 “보다 민주적인 나라, 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는 국민이 요구한 새 정부의 책무”라며 “국민은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존중·보호받고, 하루 8시간 일하면 먹고사는 걱정은 없어야 하며, 아프면 돈 없이 치료를 받으면서, 잘못된 관행은 청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사람중심 경제’로 탈바꿈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경제가 성장해도 가계소득은 줄어들고 경제불평등이 커지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사람중심 경제는 경제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돌아가는 경제로서 일자리와 혁신성장, 공정경제가 축을 이루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회개혁 의지도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 누구나 낡은 질서나 관행에 좌절하지 않도록 평등하고 공정한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며 “이것이 내가 말하는 적폐청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권력기관 개혁과 공공기관 채용비리 혁파를 약속했다. 그는 “국가정보원과 검찰은 국민만을 바라보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권력이 국민의 기회를 빼앗는 일이 없도록 구조적인 채용비리 관행을 반드시 혁파하겠다”고 다짐했다. 한반도 평화 정착도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어떠한 경우에도 한반도에서 무력충돌은 안 된다”며 △한반도 비핵화 △남북문제 주도적 해결 △북핵문제 평화적 해결 △북한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제시했다.

“안보와 민생 위한 예산 처리 여야 따로 없다”

정부가 제출한 내년 예산안(총지출)은 429조원으로 올해보다 7.1% 증가한 수치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 후 처음 편성한 예산으로서 경제와 민생을 살리기 위해 재정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일자리 예산은 올해보다 2조1천억원 증가한 19조2천억원을 편성했다. 문 대통령은 “공공부문이 고용창출을 선도하고 국민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경찰·집배원·근로감독관 등 민생현장 공무원 3만명을 늘리고 보육·요양 등 서비스 일자리도 1만2천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가처분 소득을 늘리는 예산도 증액했다”며 “주거급여와 교육급여를 올리고 기초생활보장급여를 현실화하겠다”고 제시했다. 혁신성장 예산이라는 이름으로 4차 산업혁명 핵심·융합기술 개발을 위해 1조5천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미세먼지 환경개선·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병사봉급 인상 등 국민안전과 안보 분야 예산도 확대했다. 문 대통령은 “안보와 민생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며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를 운영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국민개헌과 선거제도 개편 여야 합의 요청

문 대통령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하는 것이 바람직하니 국회에서 일정을 논의해 달라”며 “정치적 의사를 정확히 반영하는 내용의 선거제도 개편도 여야 합의로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 시정연설에 대해 여야는 입장차를 드러냈다. 자유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에는 과거 흔적 쫓기만 가득할 뿐 어떠한 비전도 보이지 않는다”며 “누구를 위한 경제·안보·적폐청산이냐”고 물었다. 바른정당은 “세금 나누기 식 일자리와 시혜성 복지뿐이었다”며 “국민통합에 대한 고민도 보이지 않았다”고 논평했다.

국민의당은 “이번 시정연설에서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을 위한 권력구조 개헌에 대해 일체 언급이 없었다”며 “권력구조 개편 의지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정의당은 환영했다. 이정미 대표는 “선거제도 개혁을 추진해 민주주의와 정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며 “내년 예산안은 경제 양극화, 청년고용 위기 극복에 쓰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제 국회가 책임 있는 자세로 일하는 모습을 보여 줄 때”라며 “오로지 민생과 안보만 생각하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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