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정보화진흥원 손말이음센터 통신·중계 노동자 황소라씨가 3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음란 중계 피해 사례와 노동조건에 대한 참고인 발언을 하던 중 울먹이고 있다. 정기훈 기자
손말이음센터에서 일하는 중계사 노동자들이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잦은 성희롱과 열악한 노동환경이 이들의 정신건강을 악화시키고 있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1일 국회에서 열린 종합국정감사에서 “공공기관 정규직화가 한창인 가운데 사각지대에 놓인 하청노동자들의 실태를 고발한다”고 밝혔다.

손말이음센터에서 일하는 중계사 노동자들은 수화로 청각·언어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소통을 돕는 일을 한다. 소관기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정보화진흥원이다.

진흥원은 해당 업무를 1년 단위로 케이티씨에스에 맡기고 있다. 이용득 의원은 손말이음센터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과기정통부 국감에서 논란이 되자 노동자심리치유 네트워크 ‘통통톡’과 함께 KT새노조 손말이음센터지회 조합원 10명(여성 8명)을 대상으로 심층심리검사(집단)와 일대일 전문가 심리검사를 했다.

노동자들은 대부분 영역에서 한국인 직무스트레스검사(KOSS) 지표상 ‘보통’을 웃돌았다. 직무요구 스트레스는 여성과 남성이 각각 82.3과 91.7을 기록했다. 보통은 50.1에서 66.6 사이다. 조직체계 스트레스는 여성이 86.5, 남성이 100.0이다. 보통은 41.7에서 66.6 사이다. 이 밖에 직무불안정·조직체계·보상부적절·직장문화 스트레스에서도 여성과 남성 모두 보통을 훨씬 상회했다.

특히 성폭력이 심각했다. 음담패설 및 성적 농담을 경험한 노동자가 60%로 나타났다. 무려 70%의 노동자가 "회사에서 사적 만남을 강요받았다"고 밝혔다. “(이용자가) 자신의 특정 신체부위를 만지거나 노출하는 행위를 경험했다”는 노동자가 80%나 됐다. 중계서비스가 주로 화상을 통해 이뤄지는 직업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이용득 의원은 “고용노동부는 손말이음센터 근로감독을 시행해 법 위반 사항을 점검해야 한다”며 “근로자 보호가 긴급하게 요구되는 상황인 만큼 공공기관 간접고용에 대한 직접고용 조기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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