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연임을 결정하는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KB금융그룹 소속 노조들의 반대가 거세다.

KB금융노조협의회와 금융노조·사무금융노조는 30일 오전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노조 선거에 개입하고 설문조사를 조작한 윤종규는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협의회는 이날 현재 54일째 연임반대 투쟁을 하고 있다. 여의도 본점 앞 노숙농성은 20일째다.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은 “노조를 보는 윤종규 회장의 사고방식 때문에 정상적 노사관계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윤종규 회장에게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3만 KB금융그룹 직원 앞에 석고대죄하고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김현정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바뀐 정권은 적폐를 청산하고 있지만 유독 금융권의 낡은 적폐를 청산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협의회가 제출한 낙하산 방지를 위한 정관 개정안과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하는 안이 임시주주총회에 상정됐다. 정관 개정안에는 지배구조위원회 규정 중 낙하산 인사 배제규정을 신설하는 내용과 최근 5년 이내에 청와대·행정부·사법부·국회·정당에서 1년 이상 상시 종사한 사람은 3년간 상임이사 후보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박홍배 노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은 “노조 선거에 개입하고 본인의 연임 찬반을 묻는 설문조사를 조작하는 인사에게 무슨 리더십이 있느냐”며 “KB금융그룹 직원들이 흔들리지 않고 투쟁해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총회 개최를 물리적으로 막는 투쟁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KB금융그룹의 가장 중요한 이해당사자로서, 주주로서 노조가 제시한 안건을 관철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KB금융지주 확대지배구조위원회는 지난달 26일 단독후보로 추천된 윤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자로 선정했다. 다음달 2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선임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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