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자은 기자
“하루 평균 90조원 넘는 금융상품이 거래되는 한국거래소는 공익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합니다. 그런데도 관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낙하산 인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 노동자들이 이사장 선임 주주총회를 하루 앞두고 거리로 나왔다. 거래소 이사장에는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단독 추천된 상태다. 이사추천위원회 추천 과정에서 추가공모에 이어 유력후보가 돌연 사퇴했다. 뒤이어 지원한 정지원 사장이 단독후보로 이름을 올려 잡음이 일었다.

사무금융노조 한국거래소지부(지부장 이동기)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거래소 앞에서 ‘자본시장 관치 청산과 거래소 낙하산 이사장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부는 “정지원 후보자 추천 절차가 공정하지 않고 결과도 정의롭지 않다”고 비판했다. 정 후보자 전력도 문제 삼았다.

지부는 “증권금융 사장 시절 대통령 연설비서관을 감사로 임명하며 또 다른 낙하산을 불렀고, 보수정치권이 주도한 지역주의 사조직인 부금회에서 활동한 전 정권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김현정 노조 위원장은 “중요한 자본시장 인프라이자 공탁업무를 수행하는 거래소 수장을 뽑는 절차가 후진적”이라며 “후보추천위원이 금융위원회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로 깜깜이 추천에 독립성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동기 지부장은 “국회와 정부에 이번만은 제발 밀실에서 내리꽂듯 추천하지 말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절차를 지켜 달라고 요청했다”며 “31일 주주총회에서 선임안을 부결해 문재인 정권에서 낙하산 인사 악순환을 끊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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