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공공기관 중 비정규직이 가장 많은 곳은 어디일까. 대개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했던 인천국제공항공사나 한국전력공사가 입길에 오르내린다. 그런데 실제로는 한국도로공사에 비정규직이 가장 많다는 분석이 나왔다. 도로공사가 비정규직 규모를 축소했다는 비판이다.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도로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으로 도로공사 비정규직은 9천369명이다. 한국전력공사(8천396명)나 인천국제공항공사(7천396명)보다 많다. 354개 공공기관 중 최대 규모로 도로공사 정규직(4천418명)의 두 배를 웃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도로공사가 비정규직 규모를 숨겨 왔다는 점이다. 공사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alio.go.kr)에 공시한 비정규직은 기간제 194명, 파견·용역 424명 등 618명에 불과하다. 최인호 의원이 받은 자료와 8천751명이나 차이가 난다. 공사가 파견·용역직인 영업수납원(6천718명)과 안전순찰원(896명) 등을 빼고 알리오에 공시했기 때문이다.

도로공사측은 “톨게이트 영업수납원과 안전순찰원이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한 뒤 최종 판결이 나오지 않아 정규직이나 비정규직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해명과 달리 도로공사는 노동자들이 소송을 제기한 2013년 이전부터 영업수납원과 안전순찰원을 비정규직 규모에 반영하지 않았다.

최인호 의원은 “도로공사는 알리오에 비정규직 숫자를 허위로 공시해 비정규직 고용 1위라는 불명예를 지속적으로 회피했다”며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는 도로공사의 행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방지 대채을 수립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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