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합기술 노동자들은 스스로 회사 주인이 되기 위해 5천만원을 기꺼이 내놓았다. 우리사주조합은 지난달 29일 본계약 체결 당시 계약금 60억원을 냈다. 노동자 120명이 5천만원씩 주머니를 털었다. 공사관리부 배종문(43)씨도 그중 한 명이다.

한국종합기술 입사 10년차인 배씨는 올해 3월 회사 매각 소식을 듣고 “회사가 어떻게 될지 불안했다”며 “고용불안을 가장 크게 느꼈다”고 말했다.

회사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선뜻 주머니를 턴 이유는 뭘까. 그는 종업원지주회사로서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다고 했다. 배씨는 “처음 종업원지주회사를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과연 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며 “조합을 중심으로 일이 추진되는 과정을 보며 직원들 사이에서 ‘가능하다’는 확신이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배씨는 계약금을 출연한 뒤 “회사에 대한 애착도 커지고 내 돈이 투자됐다는 생각에 주인의식이 생겼다”며 “상장사 중에서는 종업원지주회사가 처음이다 보니 인수 과정에서 우려도 있었지만 지금은 회사가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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