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까지 간접고용 노동자 5천여명을 직접고용하라는 고용노동부의 시정지시를 받은 파리바게뜨가 노조의 대화 요구를 지속적으로 거부해 반발을 사고 있다.

11일 노동계에 따르면 화섬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양재동 파리크라상 서울사옥에서 파리바게뜨와 ‘제빵노동자 직접고용과 노동권 보호 방안’을 두고 단체교섭을 하려 했지만 회사가 불참의사를 통보하면서 무산됐다. 파리바게뜨 제빵노동자들은 8월17일 파리바게뜨지회를 설립해 노조에 가입했다. 조합원은 500여명이다.

노동부는 지난달 21일 파리바게뜨가 협력업체 소속 제빵노동자들의 실질적인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고 다음달 9일까지 이들을 직접고용하라고 지시했다. 노조는 같은달 26일 파리바게뜨에 정부의 시정지시 이행과 임금체불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이틀 뒤 단체교섭을 하자고 요구했지만 회사는 이를 거부했다. 회사는 공문에서 “(교섭)당사자가 아니므로 노조의 단체교섭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달 초 대표이사 면담 요청을 포함해 3번의 대화 요구를 했는데도 파리바게뜨는 ‘당사자가 아니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며 “본사 직접고용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 파리바게뜨는 가맹점주·협력업체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제빵노동자들을 고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직접고용 부담을 최대한 낮추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노조 관계자는 “제빵노동자 입장에서는 사용자가 3명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지시·감독 구조가 더 복잡해지는 셈”이라며 “합작회사 방식의 고용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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