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고용이 해답인가? 토론회 제목 끝엔 물음표가 붙었다. 불법은 맞지만, 악법 탓이니 법을 바꾸자고 자리 만든 보수야당 의원이 말했다. 협력업체 대표 하소연이 길었다. 토론회가 시간을 넘겼다. 직접고용이 답이라고, 앞선 토론회 끝나길 기다리던 KTX 해고승무원이 '몸자보'에 새겼다. 법 앞에 끝내 절망했던 해고승무원들이 다시 싸움에 나서며 만들었다. "다시 빛날 우리"라고 맨 위에 적었다. 법대로 하자는 외침은 대개 돈 없고 힘없는 자들의 것이었다. 싸움은 자주 송사로 번졌고, 법리 다툼은 하염없었다. 승소 기쁨도 잠시, 2심 또 3심이 이어졌다. 버티지 못해 무너진 사람들이 상처를 품고 밥벌이에 쫓겼다. 망가질 대로 망가지고서야 판결문을 받아들었다. 반짝반짝 빛나던 청춘이 낙엽처럼 바스러졌다. 아이를 품고 빚 독촉에 울었다. 초인종 소리에 화들짝 놀라 숨었다. 웃음밖에 나오질 않았다고 지부장은 고백했다. 11년 오랜 싸움이 돌고 돌아 원점에 섰다. 닮은 구석 많은 싸움이 이제 막 시작됐다. 불법파견 시정명령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해고승무원은 반겼다. 돌고 돌아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묻는 토론회가 빈자리 없이 성황이었다. 서울역 농성장이 사람들로 내내 북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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