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라이프생명보험 전속 보험설계사(FB)들이 영업점 폐쇄와 수수료 후려치기에 반발해 노조를 만들었다.

27일 노동계에 따르면 사무금융연맹 보험인권리연대노조 현대라이프생명보험지부는 28일 현대라이프생명에 노조 설립을 알리는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이동근 현대라이프설계사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초대 지부장이 됐다. 비상대책위는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 앞에서 ‘현대라이프생명 보험설계사 생존권 보장 촉구 3차 집회’를 열었다. 집회 뒤 지부 설립 보고대회를 했다. 조합원 50여명이 지부에 가입했다.

현대라이프생명은 올해 6월부터 전국 70여개였던 개인영업점포를 모두 폐쇄했다. 회사는 보험설계사들에게 재택근무와 온라인·우편으로 업무를 처리하라고 통보했다.

보험설계사들은 “노동환경 악화로 영업활동 동기가 저하되고, 고객창구도 폐쇄돼 고객들이 불편을 겪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현대라이프생명은 다음달 1일부터 보험계약 수수료를 50% 줄인다고 통보했다. 회사 계획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해촉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라이프생명의 강압적인 조치에 퇴사자가 속출하고 있다. 올해 초 2천200여명이던 현대라이프생명 전속 보험설계사는 현재 600여명에 불과하다.

보험설계사 집단 퇴사에 따라 회사가 막대한 미지급 수수료를 챙기는 것도 논란이다. 현대라이프생명은 보험계약 수수료를 3년이 경과한 시점에 보험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 이연제’를 실시하고 있다.

지부는 △개인영업점포 복구 △수수료 원상회복 △퇴사자 보상기준 마련을 요구했다. 공문을 통해 다음달 12일께 교섭을 갖자고 요구할 계획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상 보험설계사들은 특수고용직 신분이라 노조활동에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동근 지부장은 “비상대책위가 회사에 수차례 요구안을 전달했지만 묵묵부답이라 노조를 세운 것”이라며 “법내노조인 상급단체의 힘을 빌려 교섭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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