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자은 기자
택배노동자들이 CJ대한통운에 전산시스템 개방을 요구했다. 일부 지역 영업점에서 기준 수수료보다 적은 금액을 택배기사에게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25일 오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이 전산 접근을 차단해 영업점의 수수료 갈취행위를 방조하고 있다”며 “전산을 즉각 개방하라”고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올해 6월 광주지역 CJ대한통운 영업소에서 영업소장이 택배노동자의 배송 수수료를 기준수수료보다 낮게 지급한 사실이 적발됐다. 배송 수수료는 운임 요금과 배송지역 배달 난이도에 따라 결정된다. 문제는 택배노동자가 배송 수수료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CJ대한통운 전산시스템인 ‘N플러스’에는 배달 건수와 각 물건별 수수료가 정확히 표기되지만 택배기사들은 전산망에 접근할 수 없다. 화물연대본부는 “영업소가 실제 지급해야 할 수수료보다 적은 돈을 얼마나 오랫동안 지급해 왔는지 알 길이 없다”며 “택배노동자들은 자신이 받아야 할 수수료가 얼마인지도 모른 채 주면 주는 대로 받을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화물연대본부는 최근 광주지역 택배기사 500여명 가운데 450명의 서명을 받아 본사에 전산시스템 N플러스를 공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봉주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수수료 인상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일한 만큼 받을 수 있도록 정보를 공개해 달라는 것일 뿐”이라며 “수수료 갈취행위를 본사가 바로잡기는커녕 영업소장을 두둔하며 핑계만 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회사는 영업점과 계약을 맺기 때문에 관여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각 영업소장이 공개하기로 하면 택배기사들도 정보를 확인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본사가 영업소장에게 공개를 지시할 권한이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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