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KB금융노조협의회가 재임에 도전 중인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을 경찰에 고발했다.

14일 노동계에 따르면 협의회는 지난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경찰서를 찾아 윤종규 회장이 협의회 업무를 방해하고,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는 취지의 고발장을 접수했다. 협의회는 이달 5일부터 이틀간 KB금융지주에 속한 직원 1만6천101명을 대상으로 윤종규 회장 연임 찬반을 묻는 인터넷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 막바지 2시간 동안 17개 IP에서 4천282개의 설문이 이뤄졌는데, 이 중 99.7%가 윤종규 회장 연임에 찬성했다. 해당 IP에서 집중적인 투표가 이뤄지기 전까지만 해도 80% 이상이 연임에 반대했다.

협의회는 회사가 인터넷 접속기록을 삭제한 후 중복투표를 하는 방식으로 여론을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발장에는 여론조작에 참여한 관계자들의 증언이 증거자료로 첨부됐다.

협의회 관계자는 “여러 정황을 종합해 볼 때 중복응답한 17개 IP 소유자는 KB국민은행 본점 특정부서 직원들로 추정된다”며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선거에 개입하고, 사회적 약자인 KB국민카드 신입직원들의 임금을 깎는 것으로도 모자라 직원 설문조사 결과까지 조작한 윤종규 회장은 차기 회장 후보에서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는 “찬반투표에 회사측 개입 사실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이날 오후 KB금융지주 확대지배구조위원회 2차 회의가 열린 서울 명동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윤종규 회장 연임에 반대하며 연좌농성을 했다. 확대지배구조위는 차기 회장 후보군을 두세 명으로 압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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