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라이프생명보험이 영업정책을 일방적으로 변경해 보험노동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1일 현대라이프설계사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이동근)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전국 600여명의 전속 재무설계사(FP)들에게 "10월1일부터 보험계약 수수료를 50% 삭감하겠다"고 알렸다.

비대위는 회사가 올해 6월부터 전국 75개인 개인영업점포 폐쇄에 나서자 결성된 조직이다. 이달 현재 현대라이프는 전국 모든 개인영업점포를 폐쇄했다. 설계사들이 아침마다 출근할 곳이 사라졌다는 뜻이다. 회사는 항의하는 설계사들에게 재택근무를 통보했다. 보험료 청구 등의 업무는 우편과 온라인을 활용하라고 했다.

비대위는 “매월 80% 이상을 출근해야 보험계약 수수료를 100% 인정해 왔던 회사가 일방적으로 점포를 없애더니 재택근무를 하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며 “고령으로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영업점에서 일을 처리해야 하는데도 회사가 점포 폐쇄를 강행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험계약이 성사될 경우 회사가 지급하는 수수료를 다음달부터 절반으로 삭감하는 것도 설계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현대라이프는 “보험영업 지침 개정에 미동의하는 설계사는 개정 전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며 “이후 위촉 계약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에 해촉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수료를 절반으로 줄이는 것에 동의하지 않으면 회사를 나가라는 얘기다.

현대라이프는 설계사들과 1년 단위로 위촉계약을 맺는다. 회사의 이런 태도에 등을 돌린 설계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올해 초 2천200여명에 달했던 설계사 규모가 600여명으로 급감했다. 현대라이프는 설계사 수수료를 3년 이연해 지급한다. 지금 따낸 보험계약 수수료가 3년이 경과하는 시점에 입금된다는 말이다.

이동근 위원장은 “회사가 법내 노조를 만들 수 없는 설계사들의 약점을 이용해 영업정책을 변경했고, 집단퇴사로 발생한 막대한 미지급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며 “회사는 점포 폐쇄를 철회하고 수수료를 원상복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일노동뉴스>가 회사 입장을 듣기 위해 현대라이프측에 수차례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회사는 150여명 규모의 '블루 FP'를 통해 기존 전속설계사들이 관리하던 고객을 맡길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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