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KEB하나은행지부가 성추행 의혹이 불거져 회사를 스스로 그만둔 사람을 관리자로 재채용한 은행의 비위 사실을 조사해 달라며 금융당국에 진정을 제기했다. 10일 노동계에 따르면 지부는 최근 금융감독원에 KEB하나은행의 인사·경영관리가 적정한지 여부를 조사해 달라는 취지의 진성서를 제출했다.

지부에 따르면 2013년 4월 은행의 한 영업소 지점장이었던 A씨가 술자리에서 계약직 여직원 4명에게 성추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A씨는 감찰을 받던 중 의원퇴직했다. 퇴직 후 하나금융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하나저축은행으로 재취업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월엔 KEB하나은행 해외영업소 지점장으로 복귀했다는 사실이 지난달 언론보도로 드러났다.

지부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함영주 은행장에게 공문을 발송했다. A씨 인사발령과 관련한 자료와 소명을 요구했다. 은행은 그러나 일체의 자료제공을 거부하고 있다. 회사는 해당 사건과 대해 “A씨가 퇴직직원 재채용 프로그램을 통해 재입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부는 “회사 해명은 사실이 아니며, 당시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다는 사실만 은행측 담당자에게 구두로 확인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부는 이날 은행이 본점 센터장으로 일하는 B씨에 대해서도 부정인사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B씨도 금품수수·겸직금지 규정 위반에 연루돼 의원퇴직했다. 은행은 지난해 B씨를 본부 부장으로 재채용했다.

지부는 "신뢰가 기본인 금융회사가 모르쇠·비협조적인 태도로 직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며 "금감원이 적극적인 조사와 빠른 조치에 나서 은행의 경영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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