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배노조
“두렵다. 이 아픈 몸 이끌고 출근하라네. 사람 취급 안 하네. 가족들 미안해.”

서광주우체국 소속 집배원 이아무개(55)씨가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6일 우정노조와 집배노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5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은 지난달 11일 배달을 마치고 우체국으로 돌아오던 중 중앙선을 침범한 택시와 충돌하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후 3주간 공상 처리를 하고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달 1일 우체국에 복귀할 예정이었지만 고인은 1일(금요일)과 4일(월요일) 이틀 연차휴가를 사용하고 5일에 출근하기로 했다. 복귀 예정일에 고인이 출근하지 않자 동료 직원이 집으로 찾아갔다가 숨져 있는 고인을 발견했다.

고인이 남긴 유서에 따르면 사고 후 몸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근하는 것에 부담을 크게 느낀 것으로 보인다. 집배노조는 “우체국 관리자들이 집배원을 사람 취급하지 않으니 이렇게 죽어갈 수밖에 없다”며 “교통사고로 치료 중인 고인에게 빨리 업무로 복귀하라는 무리한 요구나 강압은 없었는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광주우체국 관계자는 “담당자들이 모두 장례식장에 가 있어 공상과 관련한 연장 요청이 있었는지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 집배 인력과 우체국 직원은 올해 들어 15명이나 사망했다. 과로로 5명이, 자살로 7명이, 사고로 3명이 세상을 떠났다. 우정노조 관계자는 “두 번 다시 이런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정사업본부가 적극적인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