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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법 허점 활용한 학교, 버려진 학교비정규직네 번의 계약해지 "무기계약 전환 대상자인 줄도 몰라" … 기간제법 회피하려 14시간50분 쪼개기 근무도

2013년 교육부는 학교회계직원이 1년 이상 근무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는 지침을 마련했다. 각 시·도 교육청은 이 교육부 지침에 따라 급식 조리원과 교무 보조원 같은 학교회계직원의 무기계약직 여부를 판단한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에도 2년 넘게 일한 기간제 노동자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그런데 이 같은 법·제도가 학교 현장에서는 제대로 적용되지 못했다. 학교는 편법을 썼고, 정보를 모르는 노동자는 당하고도 그런 사실조차 몰랐다.

◇이곳저곳 학교 전전하는 노동자=경기도교육청 소속 초등학교에서 2011년부터 기간제 노동자로 일했다는 박아무개씨가 그렇다. 박씨는 네 곳의 학교를 전전했다. 하는 업무도 시설관리보조, 급식차량 운전, 통학버스 운전으로 바뀌었다. 박씨의 운명은 ㄱ초등학교에서 꼬이기 시작됐다. 6일 박씨 말을 종합하면 ㄱ초등학교에서 박씨가 일한 기간은 2011년 2월21일부터 2년10개월이다. 그는 시설관리보조직으로 일했다. 기능직 공무원 미발령에 따른 결원 대체인력이었다.

박씨는 일을 시작한 지 2년이 되는 2013년 2월21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지만 ㄱ초등학교는 이 사실을 박씨에게 알리지 않았다. 박씨는 본인이 무기계약직 전환이 됐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문제는 전환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발생했다. ㄱ초등학교가 2014년부터 학급수가 줄어드니 2인이던 시설관리보조를 1인으로 줄인다고 통보한 것이다. 박씨는 “ㄱ초등학교는 기능직 공무원이던 다른 시설관리직은 남겨 두고 내게 일을 그만둬야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며 “당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사실을 몰라 당연히 그만둬야 하는 줄 알고 사직서를 썼다”고 말했다.

ㄱ초등학교에서 사직한 박씨는 2014년 1월6일부터 ㄴ초등학교에서 같은 일을 했다. 교육부 지침에 따르면 무기계약직이 될 수 있었지만 ㄴ초등학교는 1년 넘게 일한 박씨에게 무기계약직 전환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전환은커녕 ㄴ초등학교는 박씨의 근무기간이 2년이 되기 1주일을 앞둔 2015년 12월31일 계약만료를 통보했다. 기간제법을 회피하기 위해서다. ㄴ초등학교는 2016년 1월4일부터 두 달 정도 박씨를 다시 채용했다. 이번에는 기간제법 적용을 받지 않는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무제였다. 박씨는 “ㄴ초등학교는 1주당 14시간50분 근무하는 초단시간 근무자로 나를 채용했다”며 “15시간보다 10분 적은 시간만 근무하도록 한 것은 무기계약 전환 대상에서 제외하려는 의도를 명백히 보여 준다”고 말했다. 두 달 가까운 시간이 지난 그해 2월 다시 계약이 해지됐다. 이후 박씨는 ㄷ초등학교에서 급식차량 운전사로, ㄹ초등학교에서 45인승 통학버스 운전사로 일했다. 10개월, 5개월 단위로 쪼개기 계약을 맺었다.

◇부당해고 구제 신청했지만=박씨는 지난 2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경기도교육청을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다. ㄱ초등학교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는데, 부당하게 해고됐다는 이유였다. 박씨는 “사직서(권고사직)를 작성했지만 반강제로 작성한 것이기 때문에 ㄱ초등학교의 해고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박씨는 “법을 아는 사람들이 그걸 모르는 사람을 앞에 두고 망치로 후려친 느낌이고, 최근 이 사실을 알게 돼 너무 멍하다”며 “그동안 내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고 알려준 사람도 없었는데 앞으로 나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지노위에서 박씨 주장이 인용될 가능성은 안타깝게도 높지 않아 보인다. 박성수 공인노무사(유아이티노무컨설팅)는 “지노위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기 위해서는 해고를 당한 날부터 90일 이내에 해야 하는데 ㄱ초등학교에서 나온 지 벌써 2년이 넘었다”며 “ㄱ초등학교가 무기계약직 전환 통보를 하지 않은 것이 도덕적으로는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법적 의무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 파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ㄱ초등학교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더라도 당사자 서명으로 사직을 했기 때문에 부당해고라고 보기 애매하다”며 “지노위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윤재 학교비정규직노조 정책국장은 “학교 현장에서 기간제법이 지켜지는지, 소외되는 사람은 없는지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비정규직 사용 자체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기간제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나영  joi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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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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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기 2017-09-08 09:50:57

    시간이 거꾸로가는듯하여 안타깝습니다.
    고용보장은 생존권에 직결된문제입니다.
    도의적,법적 책임을 감수해야합니다.
    다시는 이런일이 일어나지않도록 재발방지에
    힘써야합니다.   삭제

    • 나그네 2017-09-07 14:14:25

      한공간에서 같이 일하던 사람이 무기계약직(교육공무직)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책임을 지지않기 위해 숨기는 것은 분명 기망행위 입니다. 기사에 실린분은 하루속히 복직되길 바라며, 근로감독관이 나와 정확한 것을 파악하고, 수사했으면 좋겠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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