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가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잠정중단하고 새 집행부 선거 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10월 이후에야 다시 교섭이 시작될 예정이어서 임단협은 빨라도 연말에나 타결될 전망이다.

지부는 29일 오후 울산공장 노조사무실에서 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교섭 잠정중단과 7대 지부장 선거 후 교섭 재개 방침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부 선거관리위원회는 9월 중 차기 지부장 선거를 치른다는 계획이다. 중단한 교섭은 새 집행부가 출범한 10월에야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28일 마라톤 교섭 끝에 임금성 부분 쟁점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회사는 호봉 승급분(4만2천879원)을 제외한 기본급 인상 불가와 '성과급 200%+100만원' 지급안을 고수했다. 지부가 크게 반발하자 성과급 50%+40만원을 추가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지부는 "납득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고 거부했다.

지난해 기본급 7만2천원을 인상하고 성과급으로 350%와 397만원(재래시장 상품권 50만원 포함)을 지급했던 것에 비교해 현저하게 낮은 규모이기 때문이다. 지부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20%가량 하락했기 때문에 지난해 인상안(7만2천원)보다 20% 이상 인상액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호봉 승급분만 인정하겠다는 취지다.

지부는 쟁대위 회의에서 "현대차가 현 지부장 임기를 악용해 조합원이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의 제시안을 고수하고 있다"며 "새 집행부가 힘 있게 교섭을 이어 갈 수 있도록 협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사는 임금교섭은 매듭짓지 못했지만 4차 산업혁명 등 자동차 산업 구조변화시 고용을 유지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체결하기로 잠정합의했다. 전기차·수소차 확대 등 산업구조가 변할 때를 대비해 노사가 자동차 산업 발전 대응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고용 문제 대응방안을 선제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지부가 잠정합의 불발을 선언해 무위로 돌아갔지만 추후에 재개될 교섭에서도 해당 부분의 합의는 대체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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