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기자협회(협회장 박종훈)가 28일 0시부터 제작거부에 들어갔다. 협회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출정식을 갖고 “고대영 사장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제작거부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이은영 기자>
KBS 서울지역 기자들이 28일 제작거부에 들어갔다. 29일과 30일에는 서울지역을 제외한 전국 기자들과 PD들이 가세한다.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 1천500여명은 다음달 4일 파업을 예고했다. 이들의 1차 목표는 고대영 사장 퇴진이다. KBS 구성원들의 최종 목표는 고대영 사장 체제에서 무너진 공영방송 KBS의 정상화다.

KBS 기자협회(협회장 박종훈)가 28일 0시부터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협회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출정식을 갖고 “고대영 사장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전면 제작거부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제작거부에 동참한 기자는 295명이다. 29일에는 서울지역을 제외한 전국 기자들이 동참해 제작거부 인원은 470여명으로 늘어난다.

기자협회가 제작을 거부함에 따라 뉴스·시사프로그램은 축소해 방송되거나 결방될 예정이다. 기자협회 관계자는 “오늘 KBS 1라디오 <뉴스중계탑>이 축소 방송되고, 2라디오 아침과 정오 <종합뉴스>가 결방됐다”며 “제작거부 규모가 늘어나면 결방되는 프로그램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직 간부들의 사퇴도 잇따르고 있다. <일요진단> 김진석 앵커가 제작거부에 동참하기 위해 27일 방송을 끝으로 하차했다. 김종명 KBS 순천방송국장은 25일 보직을 사퇴하고 제작거부에 동참했다.

기자들은 공정성과 신뢰성을 잃은 KBS 추락의 핵심에 고대영 사장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기자협회는 제작거부 선언문을 통해 “KBS 뉴스가 추락한 지난 9년 동안 고대영 사장은 보도국장과 해설위원실장, 보도본부장 등 보도본부 모든 요직을 거치며 뉴스와 조직을 망가뜨리고 정권 입맛대로 KBS 뉴스를 재단했다”며 “공영방송의 근간인 신뢰도와 공정성이 처참하게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박종훈 협회장은 “이제 많은 시민들이 KBS 뉴스를 믿지 않는다”며 “1차 목표는 고대영 사장 퇴진이고, 최종 목표는 시청자들이 신뢰하는 KBS 복원”이라고 밝혔다.

김현철 방송기자연합회장은 “기자가 취재현장을 벗어난다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자 최후의 선택”이라며 “기자들의 제작거부 투쟁은 더 이상 펜을 든 조폭이 되지 않겠다는 숭고한 저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KBS 기자들을 향해 “두려울 수도 있고 겁이 날 수도 있다”며 “숭고한 투쟁이 징계 대상이 될지, 정의로운 여정의 첫 시작이 될지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므로 두려워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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