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위원장 허권)가 성추행 의혹을 받고 회사를 떠난 옛 간부를 해외 지점장으로 재임용한 KEB하나은행에 책임자 처벌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노조는 지난 25일 성명을 내고 “경악할 수밖에 없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하나금융지주와 KEB하나은행에서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2013년 부하 직원들을 성추행한 의혹으로 은행 감찰을 받다 스스로 사표를 내고 은행을 떠난 전 지점장이 지난해 1월 KEB하나은행 해외 지점장으로 발령받았다. 해당 인물은 퇴직 후 하나금융지주 다른 계열사인 하나저축은행에 입사했다가 사건이 잠잠해지자 지점장으로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문제의 지점장이 이른바 ‘경력세탁’을 거쳐 재입사했다는 점에서 윗선의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사시스템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나금융지주와 KEB하나은행은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게 특혜대출을 한 것으로 지목돼 검찰 조사를 받고 고발된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독일법인장을 글로벌 영업2본부장으로 승진시켰다.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와 KEB하나은행은 지금이라도 참담한 반인권적 인사가 자행된 과정을 낱낱이 밝혀 철저하게 책임을 가리고 이와 관련한 책임자들을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며 “다시는 이런 성추행과 인사 특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조가 참여하는 특별기구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재발 방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은행측은 "퇴직 지점장을 상대로 한 재취업 프로그램에서 해당 인물이 우수한 평가를 받아 채용했고, 내년에 계약이 만료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