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일감 부족에 따라 휴업과 교육을 시행할 수 있다고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에 통보했다. 지난해 임금교섭 미타결로 장기화한 노사갈등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지부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22일 일감 부족에 의한 유휴인력이 발생할 수 있어 9월부터 내년 12월까지 교육과 휴업을 할 수 있다고 지부에 통보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초 일감 부족으로 하반기에 5천여명의 유휴인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휴업을 검토해 왔다. 6월 노사 교섭에서 이 문제가 불거지자 회사는 휴업방침을 철회하고 노사가 유휴인력 해소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불과 2개월 만에 입장을 뒤집은 데에는 장기화하고 있는 임금교섭 미타결 문제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회사는 22일 사업부별 물량에 따라 휴직을 차등 실시하고 직무역량 향상교육을 9월부터 실시한다고 밝히면서 조건을 달았다. 지부 관계자는 "사측이 기본급 반납에 동의하면 교육 등의 형태로 고용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휴업과 휴직을 볼모로 기본급 반납을 지부에 강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해 임금교섭에서 기본급 20% 삭감과 상여금 월할지급을 지부가 수용할 경우 올해 1년에 한해 고용을 보장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지부가 반발하면서 여태 교섭이 타결되지 않고 있다.

지부는 회사가 개인별 동의 방식으로 휴직을 추진하는 것에 대비해 전체 조합원에게 휴직 서명을 거부하라고 지시했다. 지부는 "인력조정이 불가피하다면 떳떳하게 조선업종 특별고용지원 요건을 갖춰 시행하라"며 "휴직 압박을 내세워 임금을 깎으려는 시도는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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