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노조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전 부행장을 비롯한 관련자를 전격 해임했다.

21일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동 노조사무실을 찾아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 있었던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집행부 선출을 위한 선거에서 불거진 은행측 개입 의혹에 대해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윤종규 은행장은 지부가 선거 개입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한 이아무개 전 경영지원그룹 부행장과 김아무개 전 HR본부장을 이날부로 현직에서 해임했다는 사실을 지부에 통보했다. 윤 은행장은 지부에 "선거 개입에 연루된 지역영업그룹 대표들에 대해서도 후속 인사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알렸다.

KB국민은행은 조만간 내부메일을 통해 전체 직원들에게 노조선거 개입 의혹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할 계획이다.

은행측은 지난해 연말 발생한 2천800여명 규모의 희망퇴직으로 인한 나머지 직원들의 초과노동에 대해 1인당 12시간인 시간외근로수당 한도를 폐지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한도를 두지 않고 정규 근무시간을 넘어 일하면 초과한 시간만큼 수당을 주겠다는 뜻이다. 또 8시간 시간외근로가 발생하면 1일 보상휴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6개월 이내 보상휴가를 사용하지 않으면 이를 금전으로 보상한다.

노사는 이 밖에 △임금피크제 적용 하위등급 직원 임금 추가삭감 규정 즉시 폐지 △고용노동부 양대 지침 폐기시 저성과자 관리프로그램 동시 폐지 △조합원 징계 부의시 노조 간부 참석 허용에 합의했다.

지부는 “노동부에 노조선거 개입과 관련한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하는 등 강도 높은 투쟁으로 합의가 도출된 것”이라며 “회사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관여 경영진을 해임한 만큼 선거개입 투쟁을 일단락하고 이사회 규정 개정과 사외이사 추천제도 개선을 위한 행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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