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올해 10월 초 임기가 만료되는 박종흠 부산교통공사 사장이 연임을 시도한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부산지하철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부산지하철노조(위원장 이의용)는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박종흠 사장 연임 반대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지난 3년 동안 박종흠 사장이 한 일은 지하철 안전인력을 줄이고 다대구간 졸속개통으로 사고위험을 증대시킨 것밖에 없다”며 “노조탄압과 구조조정을 강행한 적폐세력인 친박 낙하산 박종흠 사장 연임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행정안전부에 지방공기업 관리·감독을 요구했다. 이의용 위원장은 “정부가 바뀌고 행정안전부에 새 장관이 임명됐지만 산하 지방공기업 적폐는 그대로 있다”며 “노조탄압과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한 기관장을 관리·감독하지 않으면 행안부를 상대로 투쟁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부산지하철 노사 갈등은 지난해 성과연봉제·구조조정 반대파업으로 극에 달했다. 사측은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자마자 참가 조합원 855명을 직위해제했다. 올해 초에는 노조간부 7명을 해임하고 33명을 중징계했다. 노조간부들에게 업무방해·명예훼손죄를 들어 6건의 고소와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노조가 올해 1월 사장 신임투표를 한 결과 조합원의 97.6%가 불신임에 표를 던졌다. 최근에는 직위해제와 징계가 부당하다는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까지 나왔다.

노조는 박종흠 사장이 연임 자격이 안 되는데도 부산시장이 꼼수를 통해 추진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연임 조건이 되지 않아 공모절차를 거쳐 부산시장이 재임명해 연임을 추진한다는 비판이다. 지방공기업법 시행령에 따르면 경영평가에서 상위평가를 받으면 연임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의 ‘연임판단기준’에 따르면 경영평가에서 2년 연속 ‘나’등급 이상 받고 임기 중 경영성과계약 이행실적 평가에서 최고등급을 받으면 된다. 부산교통공사는 2015년 경영평가에서 ‘다’등급을 받았고, 지난해 ‘나’등급을 받았다.

노조는 이날 결의대회 이후 청와대로 행진했다. 노조는 청와대에 △박종흠 사장의 연임 시도에 대한 관리·감독 △부산교통공사 특별감독 △노조탄압과 구조조정을 주도한 경영진 처벌을 요구하는 민원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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