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
“경근이 형의 희생이 동료를 아끼는 마음에서 나왔다는 걸 알아요. 형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열심히 싸우겠습니다.”

“현준아, 가족들은 걱정 하지 마. 우리가 옆에서 지켜 줄게. 네 죽음을 알리고 헛되지 않게 해 줄게.”

지난 12일 오후 부산 서면에서 하늘로 보내는 편지가 낭독됐다. 짧은 기간에 동료를 두 명이나 떠나보낸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 마필관리사들이 먼저 간 이들에게 쓴 편지다. 이날로 고 박경근 마필관리사는 78일째, 고 이현준 마필관리사는 12일째 장례를 치르지 못했다.

공공운수노조와 민주노총 부산·울산·경남지역본부는 이날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박경근-이현준 열사 정신계승 공동투쟁 결의대회 열고 마사회의 다단계 착취구조 철폐와 마사회 적폐청산·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이들은 “두 열사의 죽음에 명백한 책임이 있는 마사회와 조교사협회는 최근 교섭에서도 핵심 쟁점에서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30일 중단된 노조와 마사회·조교사협회 간 교섭은 이달 10일 재개됐다. 마필관리사 임금체계 개선과 노조활동 보장·재발방지 대책 등 6가지 쟁점을 논의하고 있다. 2차 교섭은 14일 오후 경기도 과천 마사회 본부에서 열린다. 노조 관계자는 “약간의 진전은 있었지만 핵심 쟁점에서는 마사회의 태도 변화가 없는 상황”이라며 “14일 교섭 경과를 보고 이후 투쟁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회에서 고 박경근 마필관리사의 어머니는 “제대로 된 마사회를 만들 때까지 민주노총과 함께 싸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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