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6·19 부동산 대책에도 지난달 가계대출이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주택담보대출이 주춤한 사이 신용대출이 급증했다.

한국은행이 '2017년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9일 발표했다. 7월 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동안 6조7천억원 늘어난 737조7천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을 기록했다. 한 달 사이 증가액은 지난해 11월 8조8천억원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지난해 7월과 비교해도 4천억원 증가했다. 2010~2014년 7월 평균보다 2조원 많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이어진 가운데 신용대출 규모가 폭증했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54조6천억원으로 6월보다 4조8천억원 늘었다.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신용대출(기타대출) 잔액은 182조2천억원으로 같은 기간 1조9천억원 늘었다. 전년 동기 증가액(5천억원)의 4배에 달한다.

금리 변동가능성이 큰 신용대출이 늘어난 것은 가계대출 질이 악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은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인터넷은행 출범이 기타대출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했다.

정부는 올해 6월 서울 전 지역에서 대출규제를 강화하고 분양권 전매를 금지하는 내용의 6·19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가계대출 열기는 식지 않았다. 올해 1월 4천호로 시작된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달 1만5천호로 올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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