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혜정 기자
"산업은행이 부실 대기업들은 몇 개나 회생시키면서 우리 같은 중소기업은 신경도 안 쓰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건실한 중소기업이 투기자본에 쓰러지지 않게 도와주십시오."(썬코어 입사 4년차 김아무개씨)

한국노총·금속노련·썬코어노조·약탈경제반대행동이 참여하고 있는 썬코어 고용생존권 사수 공동대책위원회는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집회를 열고 "최규선의 방만경영에 대한 관리·감독에 소홀했던 산업은행은 지금이라도 국책은행으로서 책임을 다해 달라"고 촉구했다. 공대위는 썬코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최규선 대표이사의 경영권 행사 중지방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산업은행 주도로 썬코어 자율협약과 기업회생을 신청해야 한다는 제안도 했다.

산업은행측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채권자라 경영권을 박탈할 법적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거나 "경영정상화 계획부터 제출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을 뿐이다. 공대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2015년 3월25일부터 5월27일 사이 썬코어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꾸고 팔아 치울 때는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이더니 노동자 생존권 보장과 관련해서는 시종일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꼬집었다.

김주훈 노조 위원장은 "일자리위원회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산업은행도 기술력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율 약탈경제반대행동 공동대표는 "최규선의 사기행각이 만천하에 공개된 만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착한 갑질'을 해야 한다"며 "최규선의 경영권을 박탈하고 썬코어 경영정상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들은 집회 후 산업은행 관계자를 만나 노동자들이 이동걸 산업은행장에게 쓴 손편지와 '썬코어 노동자 고용생존권 보장 및 경영정상화 촉구 호소문'을 전달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