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최태원 SK그룹 회장·이해욱 대림산업 이사·조석래 전 효성 회장·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최은영 한진해운 전 회장…. 이른바 '오너리스크'를 야기하고도 고액보수를 받는 상장기업 등기이사들이다.

3일 경제개혁연구소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1천878개 회사 임원보수를 분석한 '2016년 임원보수 공시현황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을 받는 신동빈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각각 63억7천500만원, 11억3천500만원을 보수로 가져갔다.

연구소는 보고서에서 "롯데그룹은 지배주주 일가 경영권 분쟁 외에도 신동빈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에게 뇌물 70억원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오너리스크를 겪고 있다"며 "오너리스크의 핵심인 신 부회장이 롯데쇼핑을 비롯한 3개 회사에서 64억원의 고액보수를 수령했다"고 비판했다.

8천900억원 분식회계 조세포탈과 해외 현지법인을 통한 횡령·배임, 위법배당 혐의로 항소심 재판 중인 조석래 전 회장은 지난해 46억원을 챙겼다. 조 전 회장과 함께 분식회계, 횡령·배임 책임이 있는 이상운 효성 부회장도 11억원의 고액보수를 받았다.

배임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던 최태원 회장이 지난해 3월 등기이사로 복귀해 받은 보수는 15억7천500만원이다. 같은해 운전기사 폭언·폭행으로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섰던 대림산업 지배주주 이해욱 이사는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켰는데도 13억8천700만원을 받았다. 2015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현정은 회장은 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는 현대엘리베이터에서 29억9천800만원을, 한진해운 파산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최은영 전 회장은 유수홀딩스 대표이사로 11억2천200만원을 수령했다.

한편 대기업집단 지배주주 임원 중 3년 연속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임원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다. 2개 계열사에서 92억8천200만원을 가져갔다. 단일계열사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챙긴 임원은 손경식 CJ제일제당 이사다. 82억원을 받아 직원 평균보수의 144배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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