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윤정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7일 전당대회에서 치러지는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살고자 함이 아니라 우선 당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에 출마선언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이 몹시 어렵다”며 “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눈길이 예전 같지 않고 당 자체가 사라질 것 같다는 위기감이 엄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내 3당인 국민의당이 무너지면 당원의 아픔뿐만 아니라 거대 양당 기득권 정치가 빠르게 부활하고 국민 포퓰리즘 대상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안 전 대표는 “국민 민생을 위해, 안보를 위해, 국민이 대접받는 정치를 위해 국민의당이 다시 일어서야 한다”며 “선당후사의 마음 하나로 출마의 깃발을 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도 변하고 당도 혁신하겠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저의 정치적 그릇을 크게 하고 같이하는 정치세력을 두텁게 하겠다”며 “당을 젊은 정당으로 탈바꿈시키고 외연을 넓혀 전국정당으로 우뚝 서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의 출마선언을 바라보는 당 안팎의 시선이 곱지 않다. 조배숙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당 의원 12명은 이날 성명을 내고 “안 전 대표 출마를 반대한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대선 패배와 이유미씨 증거조작 사건 여파로 당 지지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번 전당대회에서 대선 패배와 증거조작 사건에서 자유로운 지도부를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 내부 분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안 전 대표는 불과 보름 전인 지난달 12일 국민 앞에 머리 숙여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며 “이번 출마선언은 손바닥 뒤집는 여반장 행보로 낯부끄러운 일”이라고 논평했다.

전지명 바른정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안 전 대표의 당대표 출마선언은 부자연스러운 면이 있다”며 “대선 증거조작 사건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어도 당시 후보로서 도의적 책임까지 면탈된 것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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