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이 투쟁 거점으로 삼았던 서울 광화문 일대 천막농성장이 강제로 철거됐다.

2일 노동자·민중생존권 쟁취를 위한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위원회에 따르면 종로구청은 이날 오전 광화문 인근 농성장 3곳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했다.

민주노총 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은 공동투쟁위를 꾸려 지난해 11월부터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 천막농성장을 설치한 뒤 비정규직 철폐와 박근혜 정권 퇴진을 요구했다. 올해 5월에는 광화문 사거리 인근 세광빌딩 광고탑에 올라 27일간 고공 단식농성을 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에도 사업장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농성이 장기화하고 있다.

종로구청은 6월에도 행정대집행을 시도했으나 노동자들의 반발에 밀려 물러난 바 있다. 투쟁사업장 노조 관계자 대다수가 휴가와 회의 등으로 자리를 비운 이날 행정대집행이 이뤄지면서 농성장이 철거되는 데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종로구청은 정부서울청사 앞 인근에 화단을 조성할 계획이다.

동양시멘트(현 삼표시멘트) 해고노동자들이 2015년 8월부터 농성을 하던 종로구 삼표시멘트 본사 앞 농성장과 세종로 소공원에 설치된 공동투쟁위 천막 한 개 동도 철거됐다. 철거에 항의하던 노동자 두 명이 현장에서 연행됐다.

공동투쟁위는 이날 오후 종로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성장 침탈을 문재인 정권에서 벌어진 탄압의 신호탄으로 규정한다"며 "농성장을 철거한다고, 저항하는 노동자를 연행한다고 이 투쟁이 끝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공동투쟁위에는 동양시멘트지부·아사히비정규직지회·하이디스지회 등 민주노총 정리해고·투쟁사업장 노조들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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