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자구책의 하나로 최근 호텔현대를 매각한 것을 두고 호텔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 동의 없이 매각이 진행됐고, 고용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호텔현대노조 울산·경주지부는 31일 오후 울산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노조를 무시하고 비밀리에 진행한 매각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 27일 호텔현대 지분 100%를 국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6월 발표한 경영개선계획 일환으로 매각을 진행했다. 호텔현대는 경주·울산·목포에서 운영하는 호텔을 2천억원 수준에 매각했다.

노조는 이번 매각으로 노동자들의 고용이 불안해졌다며 반발했다. 대표이사 명의로 사내 전산망에 발표된 담화문에는 "호텔현대 매각 방식은 고용보장, 근로조건 유지를 위한 주식양수형태"라고 명시됐지만 노조는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매각 발표 뒤 한앤컴퍼니에서 받은 공문 내용을 근거로 들었다. 한앤컴퍼니는 공문에서 "당사는 본건 거래와 관련해, 향후 3년간 귀 노동조합원들을 포함한 현재 호텔현대 근로자들에 대해 고용계약 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며 "본건 거래 이후 단체협약 및 노조 승계와 관련해 노사관계 법령에 위반하는 어떤 행위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경미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사무국장은 “공문에 따르면 고용은 3년 동안 보장된다”며 “3년 뒤에는 어떻게 한다는 언급이 없어 고용불안이 야기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매각이 불투명하게 진행됐다는 점도 지적됐다. 노조는 “임단협 조인식 날 대표이사에게 매각에 대해 물으니 아는 것이 없다는 답변을 했다”며 “모든 사실을 철저히 숨기고 전 조합원을 기만한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24일 임단협 조인식을 갖고 26일 호텔 매각계획을 발표한 것은 임단협과 연계한 투쟁을 차단하기 위한 현대중공업과 한앤컴퍼니의 불순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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