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가 청산 대상으로 지목한 공공기관장들이 연이어 사의를 표명하고 있다.

30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지난 28일 홍순만 코레일 사장이 정부에 사표를 제출했다. 홍 사장은 3년 임기 중 1년2개월 만 채우게 됐다. 홍 사장은 양대 노총 공공부문노조 공동대책위원회가 지난 18일 발표한 '청산 대상 적폐 공공기관장' 10인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 명단에 오른 공공기관장 중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과 김옥이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에 이어 세 번째 사퇴자가 됐다.

지난해 5월 취임한 홍 사장은 성과연봉제 강제도입에 반발해 철도노조가 파업을 하자, 국회 중재도 거부하고 대체인력을 대규모로 투입해 최장기 파업을 유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파업이 끝난 이후에도 임금·단체교섭을 해태하고, 올해 5월 광운대역과 6월 노량진역에서 일어난 중대재해 사고 책임을 피해자의 근무기강 해이로 돌렸다는 비난을 샀다.

지난 26일 확대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홍 사장 퇴진 운동을 결정했던 노조는 "늦었지만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강철 철도노조 위원장은 "홍 사장은 지난해 합법파업에 대해 부당노동행위와 대량징계를 감행하는 등 적폐 기관장의 대표적 인물이었다"며 "홍 사장 사의는 코레일의 민영화·외주화 정책 등 켜켜이 쌓여 있는 적폐 청산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새 수장의 조건도 제시했다. 그는 "새로운 사장은 철도 공공성을 지키고 민영화·외주화 정책을 폐지할 인물이 와야 한다"며 "이명박·박근혜 정권 내내 대립해 왔던 노사관계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노조활동을 인정할 인물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계가 뽑은 청산 대상 기관장 중 남은 공공기관장들의 거취도 주목된다. 명단에는 김정래 한국석유공사 사장·박희성 한국동서발전 사장 직무대행·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장·서창석 서울대병원장·유제목 코레일유통 대표이사·이헌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정영훈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이사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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