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컨설팅 자문에 따라 노조를 파괴한 기업들의 부당노동행위가 재판을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기업뿐만 아니라 회사에 노조파괴를 자문한 심종두 전 창조컨설팅 대표(현 글로벌원 대표)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속노조는 18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은 노조파괴 범죄자 심종두에게 징역형을 선고하는 등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창조컨설팅은 2003년 1월 설립한 뒤 노조가 있는 기업에 노조파괴 컨설팅을 해 악명을 떨쳤다. 유성기업·발레오전장·상신브레이크·보쉬전장 등 민주노총 소속 사업장은 창조컨설팅이 회사쪽 자문을 맡은 뒤 회사노조가 설립되고 공격적 직장폐쇄가 이어지면서 노사가 갈등했다.

이들 업체 중 유성기업·발레오만도 대표는 1심 재판에서 노조파괴 부당노동행위가 확인돼 각각 징역 1년6월과 징역 7월을 선고받았다. 올해 2월에는 발레오만도·상신브레이크와 창조컨설팅이 부당노동행위로 금속노조 조합원들에게 정신적 손해를 입혔다며 총 4천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노조파괴 기업들은 처벌받고 있지만 이를 자문한 심종두 전 대표에 대한 재판은 첫 변론기일조차 열리지 않고 있다. 검찰은 금속노조가 심종두 전 대표와 김주목 전 창조컨설팅 전무를 유성기업·발레오전장 기업노조 설립에 지배개입한 혐의로 고소하자 2015년 6월 부당노동행위 방조혐의로 이들을 기소했다. 사건을 맡은 서울남부지법은 첫 심문기일조차 잡지 않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재판부는 사용자의 노조파괴 범죄행위가 유죄로 인정되지 않으면 창조컨설팅 방조행위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재판을 미뤄 왔다"며 "노조파괴 사용주들이 유죄판결을 받은 만큼 재판을 신속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노조 김성민 유성기업영동지회장과 신시연 발레오만도지회 선전팀장은 검찰이 방조혐의만이 아니라 노조파괴 공동정범으로 보고 심종두 등을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심종두 같은 노조파괴 범죄자들이 아무런 반성 없이 또다시 활동을 재개하게 놔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심종두 글로벌원 대표는 지난 14일 대전지법에서 열린 유시영 유성기업 회장의 항소심 재판에서 회사쪽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노조파괴) 문건은 유성기업과의 회의 목적으로 작성되지 않았고, 유성기업에 전달되지도 않았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