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서울시가 산하 11개 투자·출연기관에서 일하는 무기계약직 2천442명을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정규직도 비정규직도 아니라는 의미에서 '중규직'이라 불렸던 무기계약직을 고착화된 차별구조 속에서 꺼내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서울시 실험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과 맞물려 전국으로 확산할지 주목된다.
 

박원순 시장 “비정규직 채용, 단기성·예외성·최소성 원칙 세워 최소화”

박원순<사진> 시장은 17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기계약직 정규직 전환과 서울형 생활임금 2019년까지 1만원 실현, 근로자이사제 전면 도입을 담은 노동존중특별시 2단계 계획을 발표했다.

박 시장은 “노동은 시민의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돼 있기에 서울시는 노동존중특별시 종합정책을 통해 시민 삶 곳곳에 존재하는 각종 불합리한 요소를 제거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며 “같은 일을 하면서도 각종 차별을 받아 온 비정규직의 실질적인 정규직화를 통해 고용구조를 바로잡는 공공부문 정규직화의 모델을 정립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1천147명)와 서울시설공단(450명)을 포함한 11개 투자·출연기관에서 일하는 무기계약직 2천44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구의역 사고를 계기로 외주업체 소속에서 직접고용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승강장 안전문 보수원과 전동차 검수원도 정규직 대상에 포함됐다.

무기계약직은 고용은 안정돼 있지만 임금과 각종 복리후생, 승진에서 정규직과 차별적인 체계를 적용받는다. 이른바 '중규직'으로 불린다. 서울시 관계자는 “2단계 계획은 무기계약직으로 고착화된 차별을 정규직 전환으로 해소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과 맞물려 서울시의 선도적 실험이 전국으로 확산했으면 좋겠다는 박원순 시장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계절적 요인 등으로 일시 고용된 기간제·계약직 1천87명도 정규직화를 목표로 전환 가능 여부를 타진한다. 서울시는 특히 '단기성·예외성·최소성'이라는 3대 원칙을 세워 불가피한 경우에만 비정규직을 채용하기로 했다.

2019년까지 생활임금 1만원
근로자이사제 연내 전면 도입


서울시는 이와 함께 2019년까지 서울형 생활임금을 1만원대로 올린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2020년 최저임금 1만원보다 1년 앞선다. 공무원이 아닌 기간제·공무직과 투자·출연기관 노동자, 민간위탁 노동자 등 1만5천여명이 적용 대상이다.

고용인원 100명 이상인 16개 투자·출연기관에는 근로자이사제를 연내에 전면 도입한다.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노동조사관을 신설해 서울시 민간위탁기관을 비롯한 소규모 사업장의 노동권 침해 여부를 조사한다.

(가칭)전태일 노동복합시설은 내년 4월 문을 연다. 평화시장 앞 전태일다리가 있는 청계천 수표교 인근에 지상 1~5층 건물(총면적 2천62제곱미터)에 들어선다. 전태일의 글과 유품을 전시하는 전태일 기념관·노동운동사 기획 전시관과 함께 이주노동자 쉼터·비정규직 근로자 건강증진센터를 포함해 노동자를 위한 공간을 마련한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