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
부산경남경마공원 마필관리사 고 박경근씨가 열악한 처우에 항의하며 목숨을 끊은 지 48일이 흘렀다. 노조는 한국마사회를 상대로 직접고용을 포함한 제도개선을 요구해 왔지만 교섭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노조는 정부가 마필관리사 고용구조와 노동조건을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공운수노조(위원장 조상수)가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사회 스스로는 마필관리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교섭에서 확인됐다”며 “마사회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가 나서 마필관리사 직접고용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박경근씨 사망 이후 노조는 마사회와의 교섭에서 직접고용을 포함한 제도개선 협의 틀 구성을 요구했다. 그러나 마사회는 “경마 시행처일 뿐”이라며 고용문제 개선에 미온적인 태도를 고수했다.

마사회를 머리로 다단계 하청구조의 끝에 위치한 마필관리사는 1993년 개인마주제 시행 이후 개인마주와 마필위탁계약을 맺은 조교사에 고용돼 일한다. 마사회는 면허인가권과 고용승인권을 갖고 있지만 마필관리사와 직접적인 고용관계를 맺지 않는다. 개인마주제로 인해 마필관리사를 직접고용하기 어렵다는 게 마사회 주장이다.

노조는 농식품부가 마사회에 대한 관리감독을 방기한 결과 마필관리사들이 다단계 하청구조에 내몰렸다고 주장한다. 조상수 위원장은 “농식품부는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책에 반할 뿐만 아니라 박경근 열사가 자결할 수밖에 없었던 다단계 구조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며 “죽음의 착취구조가 더 이상 지속되지 않도록 제도적 방안을 만들고, 필요하다면 마사회 운영구조 전반을 뜯어고쳐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마필관리사 직접고용 △임금체계 개편 △산업재해 감소 노력 △박경근씨 사망 관련 공식 사과와 사과문 게재 △고충처리와 현안문제 개선을 위한 노사 공동 참여의 현장위원회 구성 △해고자 복직과 노조 인정 및 활동 보장 △박경근 마필관리사 명예회복과 피해보상 △인권 침해 중단과 업무상 불이익 금지를 마사회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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